전기차도 기대감 없다…등 돌리는 중학개미
by김인경 기자
2024.08.28 05:00:00
국내투자자 중국증시 보관금액 8.3억달러
中 증시 힘 못쓰고 부양 기대 시들…5개월째 감소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 올해 2300억 유출
"美 금리인하 이후 부양 확대 기대도 여전" 목소리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자 중학개미도 점차 등을 돌리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중국 증시 보관금액은 5개월째 쪼그라들었다. 게다가 국내 투자자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온 중국 전기차 상품에서도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증시(선강퉁·후강퉁·중국B주·적격외국기관투자자 포함) 보관금액은 8억 3526만 2674달러(1조 1111억원)로 집계됐다. 전달(8억 6706만달러·1조 1533억원) 보다 3.67% 줄어든 수치다.
중국 증시 보관금액은 지난 3월 9억 8374만달러(1조 3086억원)를 기록했지만 4월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 증시는 미·중 무역대결이 격화한 2010년 후반부터 주춤해지기 시작했으며 코로나19를 겪고는 상승동력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실제 중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의 최근 1년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7.02%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은 33.42% 올랐고 일본 닛케이지수 역시 20.17% 상승했다. 코스피는 최근 1년간 7.20% 올랐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중국 20기 3중전회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투자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중전회는 통상 새로운 개혁안과 중장기적 경제 운영 방안 등을 제시하는 중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회의로 여겨진다. 하지만 3중전회 이후 발표된 ‘전면 개혁 심화,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대한 중공중앙 결정’(이하 결정) 내용이 시장이 예상한 수준에 그치며 실망을 안겼다. 게다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도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
이에 중국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이탈도 커지고 있다. 배터리업체 CATL과 중국 대표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산업 관련주를 담고 있는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에서는 올해만 2317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 2022년께 순자산이 4조원이 넘었던 이 ETF의 덩치는 현재 1조 4404억원에 불과하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6.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ETF의 인기도 식고 있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내수시장은 이미 레드오션화가 진행 중이며 선진국에서는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에 대한 정책적 저항이 거세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미국의 금리 인하가 확정된 이후, 부양 확대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리창 총리는 최근 “궁지에 몰린 민간부문에 대한 더 큰 지원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절대적으로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소비 진작을 위한 쿠폰 발행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 국채 발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연간 한도 소진과 순환적인 측면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인프라 투자 집행과 민간 준공 지원은 상반기 대비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