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또 할인, 쿠폰 또 쿠폰'…'IPO 연기' 컬리, 실적개선 전력투구

by김혜미 기자
2023.08.16 06:45:00

컬리, 월간 할인행사·멤버십·게임 등 공격적 프로모션
1월 상장계획 연기…투자유치로 올해 흑자전환 필수
업계 "여러가지 시도 지켜봐야…컬리만의 특징 아쉬워"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서울 성수동에 사는 주부 이모(42)씨는 최근 컬리멤버스에 가입했다. 어린 자녀들을 키우고 있어 평소 마켓컬리를 자주 이용하는데, 한달 멤버십 1900원만 내면 적립금 2000원을 지급해 손해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가입하자마자 바로 적립금을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컬리가 실적 개선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식료품과 화장품 할인 행사는 기본이고 지난해 첫선을 보인 뷰티컬리에 단독제품을 속속 입점시키는 한편 구독형 유료멤버십과 애플리케이션 내 게임 출시 등 신규 고객 유치와 기존 고객들의 잔류시간 확대를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15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14일부터 일주일 간 ‘뷰티컬리 페스타’를 열고 여름 화장품과 헤어제품 등을 최대 80% 할인 특가로 판매한다. 매일 선착순 3000명에게 1만원 쿠폰을 증정하고 구매금액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최대 8만원까지 증정한다.

이 행사는 매월 진행하는 할인판매 행사로 다음달에는 환절기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 뷰티컬리 페스타를 이어갈 예정이다.

컬리는 뷰티컬리에 고급 브랜드 화장품과 단독 브랜드를 속속 입점시키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뷰티컬리는 라메르와 시슬리, 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백화점 주요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달에는 프랑스 클린 화장품 ‘라로제’를 단독 입점시켰다. 라로제는 프랑스 내 약국 8000여곳에서 판매되는 자연친화 화장품으로, 출시 8년 만에 프랑스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는 이외에도 신규 이용자 유치와 앱 체류시간 증대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지출액보다 실제 혜택을 더 많이 지급하고 있다. 이번 달 출시한 구독형 유료멤버십 ‘컬리멤버스’는 월 구독료 1900원을 내면 매월 2000원의 적립금을 지급해준다. 구독료보다 적립금이 더 많은 것이다. 여기에 최대 2만4000원의 할인쿠폰과 편의점 및 커피전문점 할인 쿠폰도 증정한다.

컬리멤버스와 함께 출시한 앱 내 게임 ‘마이컬리팜’은 게임 내에서 방울토마토나 오이, 양파, 아보카도 등을 선택해 키워서 재배하면 직접 받을 수 있는 게임이다. 컬리는 출시 일주일 만에 20만명이 게임을 시작했으며 9일 마이컬리팜 이용자의 컬리앱 방문 횟수는 출시 첫날인 1일보다 3배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멤버스나 마이컬리팜이 출시 초기이므로 실제 매출과 연결됐다고 확신하긴 어렵지만 앱 방문 횟수와 체류시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컬리가 이같이 공격적인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은 영업적자 기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컬리는 해마다 매출이 대폭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매출은 사상 최대치인 2조37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적자는 2335억원으로 전년대비 7.3% 늘었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려 했지만 여건이 좋지 않아 결국 1월 상장 연기를 발표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 (사진= 컬리)
자금이 부족해진 컬리는 지난 5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기존 투자자인 앵커애퀴티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200억원을 추가 조달받는 대신 올해도 영업적자를 볼 경우 우선주와 보통주 전환비율을 1대1에서 1대1.8462343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올해 흑자전환에 실패한다면 앵커애퀴티파트너스의 지분율은 기존 대주주인 세콰이어캐피탈보다 많아진다.

한때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컬리의 기업가치도 대폭 쪼그라든 상태다. 서울거래비상장에 따르면 14일 기준 컬리 기업가치는 8319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컬리의 다양한 노력에 대해 조심스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특히 컬리멤버스의 경우 많이 구매할수록 기존 무료 멤버십인 ‘컬리러버스’보다 오히려 적립금 혜택이 줄어든다는 점도 일종의 눈속임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컬리가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데 적립금 혜택 논란도 있고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예전에는 컬리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이 있다는 것 때문에 컬리를 찾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장점들도 퇴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