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 이 또한 지나가리? 갱년기 버티다간 골병

by이순용 기자
2023.04.12 06:24:41

골밀도 감소, 불면증, 요실금 등 증상 복합적
주기적 건강검진 필요...증상 심할 때에는 진료 받아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중년 여성들은 월경이 없어지는 폐경기가 되면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폐경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자연적인 신체 변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일상에서 불편함을 겪을 만큼 증상이 심하다면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되면 여성호르몬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1년간 생리가 없으면 폐경으로 진단하며, 폐경이 나타나는 시기는 대개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보통 40대 중후반에서 시작돼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폐경이 나타난 이후 약 1년까지를 폐경이행기, 즉 갱년기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폐경 및 여성의 갱년기 상태’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39만 3839명이었다. 갱년기 환자는 매년 40만명에 육박했으며 50~59세에서 내원일수 및 요양급여비용이 가장 많았다.

중년 여성들은 생식기관인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생성 및 분비가 줄어들며 여러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겪게 된다. 갱년기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안면홍조와 발한 등이다. 이 중 일부는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데, 안면홍조와 함께 피로감, 불안감, 우울, 기억력 장애, 요실금 등이 동반된다.

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겪기도 한다. 골밀도가 감소해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으로 진행돼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해 고혈압 및 관상동맥 질환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위험도가 크게 증가한다.



신체적 질병이 유발되지 않더라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안면홍조와 발한 등으로 사회적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고 수면장애로 인한 피로감, 기억력 장애는 스트레스까지 유발할 수 있다.

갱년기를 극복하려면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안면홍조는 규칙적인 운동, 체중 조절,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금연 등으로 어느 정도 개선 가능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근력을 강화시켜 골밀도 감소에 의한 골절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세란병원 산부인과 서은주 과장은 “갱년기는 여성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변화이지만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며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증상에 따라 호르몬 대체요법 등을 의료진과 상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갱년기에는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술과 탄산음료를 되도록 삼가며 주 3회씩 적어도 20분간 실시하는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된다. 서 과장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폐경기 이후의 삶도 늘었다”며 “갱년기에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유지하려면 흡연을 삼가고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