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러 규탄 결의안 채택 실패…러 비토권 행사
by김보경 기자
2022.02.26 08:51:42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자국군 철군요구 결의안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적이고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에 비토권을 행사했다.
미국 주도로 작성된 결의안은 안보국 이사회 15개국 중 11개국이 찬성했다. 당사자인 러시아의 반대와 러시아의 우방인 중국과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인도, 아랍에미리트는 기권표를 던졌다.
러시아가 비토권을 보유한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여서 애초에 이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없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표결이 끝난 뒤 “러시아는 결의안을 비토할 수 있지만, 국제사회의 여론과 원칙·진실을 비토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대사는 “러시아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조만간 러시아 규탄 결의안을 유엔 총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총회 결의안은 안보리와 달리 법적인 구속력이 없지만 표결 과정에서 비토권이 인정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