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1.11.10 06:30:37
척추관협착증 치료 권위자, 이병규 바른세상병원 원장
신경 지나가는 통로 척추관 공간 좁아지며 신경근 압박해 발생
척추질환, 환자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허리가 아파서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로 제대로 걷지 못하고 통증으로 제대로 잠을 잘 수 없는 것처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도 없다. 허리통증의 대표적 질환인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초기에 진단받을 경우 도수·물리·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단계인 신경치료 시술을 통해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척추 질환 환자의 90% 이상은 수술 없이도 증세가 나아지며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10% 이하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척추관의 공간이 좁아지면서 신경근을 압박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퇴행성 질환으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주로 60대가 넘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30년 넘게 허리 환자를 치료해 왔고 척추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이병규 바른세상병원 원장(의학박사·신경외과전문의)은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계신 어르신의 경우 5분만 걸어도 허리가 뻐근하고 두 다리가 저려 자꾸 주저 앉게 된다”며 “이렇게 일상적인 생활 속에 지장이 있음에도 많은 분이 이런 증상을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리 디스크병,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핵심이다. 환자 개개인의 증상과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단계적 맞춤치료를 한다. 척추관협착증 초기에는 운동을 제한하고 안정을 취하며 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등 약물치료와 함께 도수·물리·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한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를 꾸준히 했음에도 효과가 없을 때는 다음 단계로 비수수술적 치료법인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해 신경이 눌렸다면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신경성형술을 시행할 수 있다. 신경이 눌린 부위에 관(카테터)을 이용하여 병변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물질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통증치료의 경우 눌려있는 신경을 살려주는 신경 주사치료도 있다. 이병규 원장은 “치료의 시작은 환자 개개인의 증상과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며 “같은 질환이고 검사상 비슷한 진행 양상을 보인다고 해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나 증상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원장이 속해있는 바른세상병원 척추 클리닉은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의 주도 하에 주기적으로 환자들의 상태를 공유하고 유사 사례들의 치료 과정을 논의함으로써 치료 시스템을 표준화하고 있다. 또 치료의 전문성을 위해 비수술 주사치료를 전담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따로 둬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비수술적 치료로의 재활운동뿐 아니라 수술 후 재활 관리까지 책임지는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전담 치료사가 상주하고 있어 △충격파 △고주파 △자기장 △고출력레이저 △디지털 견인 치료기 등 다양한 방식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과 통증이 심해지는 질환이다. 비수술 치료에도 통증과 다리 저림이 지속돼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하지마비, 대소변장애 등이 발생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자신의 뼈와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 침습적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척추 내시경술은 피부 절개 없이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흉터가 작고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점과 고령자들도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치료 후 보행이 빠르고 입원기간도 짧다. 특히 척추 협착 정도에 따라 단방향, 양방향 등의 척추내시경을 선택해 협착을 개선할 수 있다.
양방향 척추내시경술의 경우 한쪽은 내시경,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삽입한 후 환부를 직접 보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시야확보가 원활해 수술의 정밀도가 높다. 또 절개 수술과는 달리 조직 손상이 적어 통증이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다. 특히 전신 마취가 아닌 부분마취로 진행돼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는 수술이다.
이 원장은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병 등 척추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 중 실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5% 내외”라며 “반대로 말하면 95%의 환자는 약물·주사·물리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리 통증이나 저림 등의 방사통으로 통증이 심해 거동이 힘들거나 마비 증상이 나타난 경우 급성으로 진행되면서 대소변 장애가 발생한 경우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때”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5년을 기해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노인인구가 점점 늘어감에 따라 길어진 수명만큼 건강한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고령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척추 치료법들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허리통증을 참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제대로 걷지 못하고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통증으로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라면 정확한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저 참고 살아가는 것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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