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방역·식량난 논의…대남·대미 언급 없었다
by김미경 기자
2021.09.03 07:15:20
2일 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 주재
“방역 전선, 다시 한번 긴장시켜야”
식량문제 돌파구 위한 당 조치 지시
조직문제도 취급, 구체적 내용 공개 안해
한미 북핵협의에도 침묵 속 내치 집중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방역대책 강화 및 식량난 해결을 위한 당 중앙위원회 차원의 조치를 지시했다.
그러나 대남·대미를 겨냥한 언급은 없었다. 한미는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방한(8월21~24일)과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8월29~9월1일) 계기에 대북 인도적 지원 협의 사실을 공개하며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김 위원장은 이렇다 할 반응 없이 내치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9월 2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며 “정치국의 위임에 따라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사회하셨다”고 보도했다.
|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9월 2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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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 사태가 억제되지 않고 계속 확산되는 위험한 형세는 국가적인 방역대책을 더욱 강화해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며 “국가 방역체계와 이 부문의 사업을 재점검하며 방역전선을 다시 한번 긴장시키고 각성시키기 위한 일대 정치공세·집중 공세를”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 상황에서 방역 강화는 순간도 방심하면 안 되는 가장 중핵적인 과업”이라며 “방역 강화에 필요한 물질·기술적 수단을 충분히 갖추며 방역부문 일꾼(간부)들의 전문가적 자질과 역할을 높이고 우리 식의 방역체계를 더욱 완성(하라)”고 지적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올해 농사를 성과적으로 결속하고 식량문제 해결에서 돌파구를 열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적인 조치”를 지시하며 올해 계획한 알곡 생산 목표를 반드시 점령하라는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추수 전까지는 수확고를 최대로 높이는 데 힘을 쏟고 가을걷이와 탈곡에도 역량·수단을 총동원해 영농 물자와 자재·설비를 보장하고 양곡 수송·가공·공급 사업을 개선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태풍·폭우 등 재해성 이상기후에 대비한 국토환경 관리 정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적어도 5개년 계획 기간에 강·하천 정리와 사방야계공사, 제방보수와 해안방조제 공사를 기본적으로 결속하고 정상 관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계획을 통이 크게 적극적으로 세워야 한다”며 “모든 시·군들에서 자체의 힘으로 국토관리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 자기 지역을 그 어떤 자연재해에도 끄떡없게,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정치국 확대회의의 핵심 사상”이라고 명시했다.
통신은 “다음으로 조직 문제가 취급됐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인사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는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위원들, 후보위원들이 참가했으며 당 중앙위 부서 일꾼, 도·시·군 당 책임비서들, 인민위원장 등이 방청했다. 주석단 첫 줄에는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이 조용원·최룡해·김덕훈 등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나란히 자리했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리병철과 당 비서였던 박태성과 최상건,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외무상, 박정천 군 총참모장 등은 정치국 위원임에도 주석단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10일 한미훈련 실시에 반발해 13개월만에 복구했던 남북 연락채널을 다시 단절한 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우리측 정기통화 시도에 응답 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