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저금리”…국공채권형 펀드에 5000억원 몰려

by김윤지 기자
2020.06.29 00:12:00

"아직 불안해"…국공채 ''러브콜''
투자처 못 못찾은 자금, 단기물 펀드로
"내년 예산 확 과정서 금리 변동성 커질수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공채권형 펀드에 50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유례없는 저금리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지속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옅어지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71개 국내 국공채 펀드에 최근 3개월 사이 5333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 전체에서 1조1511억원, 주식형 펀드에선 12조5841억원이 빠져나갔다. 채권형 안에서도 회사채권형은 1167억원, 일반채권형은 1조5677억원이 유출됐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그중에서도 국공채에 수요가 쏠린 셈이다.

수익률도 호조를 보였다. 10억원 이상 설정된 국공채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53%다. 국내 채권형 펀드 평균인 0.88%를 웃도는 수준이다. 국공채 펀드는 연초 이후로는 수익률 2.15%를 기록해 역시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1.36%)보다 높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금리 영향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채권 금리의 하락은 채권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데다 미·중 관계 악화 등 여전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도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상품별(상장지수펀드·ETF 제외)로 살펴보면 최근 3개월 동안 ‘우리장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 1(국공채)ClassC-F’의 수익률이 3.07%, ‘NH-AmundiAllset국채10년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채권]ClassA’은 2.81% 등 장기국공채 펀드가 성과가 우수했다. 이달 들어 단기물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매파적 발언(통화긴축 선호)이 확인되면서 소폭 상승 압력이 있었지만 0.8%대에서 등락이 반복된 반면 장기물은 주식 시장 숨고르기 및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1.3% 초반대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금은 단기 국공채 상품에 집중됐다. 단기 국공채펀드는 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가 자금을 잠시 맡기는 상품이기도 하다. 머니마켓펀드(MMF) 대비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초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자금이 모인 것이다. ‘한화단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와 ‘키움단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 1[채권]’, ‘KB스타단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운용)’에 각각 1333억원, 1173억원, 871억원이 유입됐다.

한국은행은 언제든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최근 단기물의 경우는 박스권 흐름이다. 일각에선 장기물을 집중 매수하고 있는 외국인의 수급이 변화하거나 8~9월 내년 예산 계획 편성 과정에서 금리 변동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월 금리인하 이후 정책에 대한 기대감 약화 및 수급부담에도 외국인 선물매수 등으로 금리는 하향 안정되고 있으나 3분기는 내년 예산까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금리상승 압력 가능성이 있다”면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개시가 금리변곡점 신호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