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테마주 주의보]사돈의 팔촌까지 엮어 정치테마 '기승'

by김재은 기자
2020.01.21 01:30:00

총선 석달앞두고 주가 `요동`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정치테마주 시대다. 21대 국회의원(총선)을 석 달 앞둔 국내 증시에선 이낙연, 안철수, 황교안 등 정치인 관련주가 급등락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날뛰는 정치테마주는 과거 사례로 봤을 때 결국 극도의 변동성을 보인 끝에 개인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학연·지연·혈연 등으로 형성된 정치테마주의 올 들어 주가 변동률(거래된 최고가와 최저가간 차이)은 두 자릿수 이상으로 시장 변동률을 크게 웃돈다.

안철수 전 의원이 전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 써니전자, 다믈멀티미디어는 각각 13.69%, 16.14%, 18.63% 각각 급락했다. 이들의 올 들어 주가변동률은 15~40%에 달한다.

이낙연 테마주로 꼽히는 남선알미늄의 올 들어 주가 변동률은 45.5%에 달했고 중앙에너비스도 87.2% 오르내렸다. 범양건영, 주연테크도 30~40%대 변동성을 보였다. 황교안 테마주인 한창제지, 티비씨, 국일신동 등도 17~26%대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6.5%)와 코스닥지수(8.4%) 등락률 대비 2배에서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들 정치테마주가 해당 정치인과 직접적 관계를 갖고 있다기 보다 사돈의 팔촌까지 엮어 만들어진 테마라는 점이다. 남선알미늄의 경우 이낙연 전 총리의 친동생이 계열사인 삼환기업 대표로 재직했다가 작년 11월에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현재 고문으로 있지만 여전히 테마주로 엮여 있다. 중앙에너비스는 김병재 사외이사가 이 전 총리와 서울대 동문이라는 이유에서 테마주가 됐다. 써니전자는 차상권 대표가 안철수 전 의원이 창업한 안랩 출신이라는 이유로, 다믈멀티미디어는 정연홍 대표가 안철수 융합기술연구소 부교수 출신인 정연홍씨와 동명이인으로 다른 인물인데도 급등락 중이다.

이런 낮은 개연성 때문에 과거 정치테마주에 휩쓸린 개인투자자는 손실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8대 대선때 정치테마주를 전수조사한 결과 개인투자자 계좌에서 1조549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활개를 치고 있다”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언급됐던 종목들이 많고, 실제 펀더멘털과는 차이가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