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실무급' 무역협상 돌입…핵심 의제는 '농업'

by이준기 기자
2019.09.20 05:10:49

워싱턴DC서 이틀 일정…中관료들, 내주 美 농가 방문 예정
내달 초 고위급 협상 앞두고 '스몰딜' 초안 마련 여부 주목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무역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내달 초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1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일정으로 차관급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중간 단계 합의, 이른바 ‘스몰딜’(small deal) 가능성이 부각한 가운데 이를 위한 ‘초안’ 마련이 가능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로이터통신 등 미 주요언론들에 따르면 제프리 게리시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단장으로 한 미국 실무협상 대표단과 랴오민 중국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이 이끄는 중국 실무협상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본격적인 실무회담에 돌입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농업’ 분야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담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기타 농산물의 구매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미국 측 요구를 포함해 농업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농업은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지기반인 ‘팜 벨트’(Farm belt)의 표심을 걱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다. 이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협상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농업부 관료가 이번 방문 때 미국의 대표적인 곡창 지대인 중서부 네브래스카주와 몬태나주의 농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를 위한 중국 측의 액션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 대표단이 내주 미국의 농업실태와 친선을 위해 미 농가를 방문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와 함께 회담 테이블엔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요구해왔던 중국산 합성 오피오이드(아편계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대미(對美) 수출 중단 문제와 함께 기술 강제이전 금지 등 지적재산권 보호와 위안화 환율 문제 등도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실무협상은 내달 초 워싱턴DC에서 열릴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준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실무협상이 주목받는 건 ‘스몰딜’을 위한 초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스몰딜이란 미·중 양국이 무역과 정치·안보 문제를 일괄타결하는 ‘빅딜’(big deal)이 아닌 따로 떼어내 각각 투 트랙으로 협상을 벌이고, 이 가운데 무역분야에서도 중간단계의 합의를 먼저 끌어내는 것을 지칭한다.

내달 초 고위급 협상엔 미국 측에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중국 측에서는 류허 부총리와 중산 상무부장 등이 참석한다. 이들이 얼굴을 마주하는 건 지난 7월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됐던 고위급 무역협상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