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효과' 기대에…움츠렸던 회사채 발행 기지개
by이후섭 기자
2019.01.08 05:40:00
CJ제일제당·KT 등 이달 회사채 발행 2조원 넘게 몰려
연초 효과에 수급개선…"수요예측 성공적 예상"
금리수준도 우호적 전망…회사채 금리 하락세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작년 말 썰렁했던 회사채 발행 시장이 새해 들어 살아나고 있다.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KT(030200) CJ제일제당(097950) 등이 2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달 흥행을 기반으로 회사채 발행 시장은 견조한 수요를 이어갈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6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오는 15일 발행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의 공모 회사채 발행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2년여 만으로, 회사는 미국 냉동식품 가공업체 쉬완스컴퍼니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KT도 1년여 만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차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모집액은 3000억원으로 예정됐으나,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KT의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4900억원 규모다. AAA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초우량 기업인 만큼 KT는 무난하게 수요예측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지난해 1월에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면서 당초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려 발행했다.
삼양사(145990)도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오는 10일 수요예측에 돌입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006800)(3000억원) 한솔케미칼(014680)(500억원) LS전선(1500억원) 현대제철(004020)(3500억원) CJ프레시웨이(051500)(700억원) 등도 이달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회사채 발행은 1조6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월평균(5조2000억원) 수준을 하회했다. 지난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이전인 9~10월에 회사채 발행 수요가 집중되면서 12월에는 발행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새해로 접어들면서 저조했던 회사채 발행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연초 효과가 기대된다. 신규 자금이 유입된 기관들이 연초 적극적으로 회사채 투자에 나서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노린 기업들이 이 시기 집중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기 때문이다. 김성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년 1월에는 약 3조~3조5000억원의 발행이 몰렸는데, 올해 1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발행량을 보일 것”이라며 “지난해 회사채 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390% 수준으로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도 회사채 수요는 견고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혁재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상위 신용등급 회사채를 중심으로 발행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 하위등급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연초 효과에 따른 우호적인 수급 여건을 감안하면 이달 수요예측은 대부분 성공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수준도 우호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기준금리 동결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리 하락이 이어지면서 기업은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훈 연구원은 “시장금리 수준이 낮아지고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짐에 따라 회사채 발행 기업 입장에서 금리 수준은 우호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의 회사채(3년물) 금리는 지난달초 2.388%에서 2.268%로 한달새 0.12%포인트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BBB- 등급 회사채 금리도 8.447%에서 8.343%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