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선화 기자
2016.01.23 06:00:00
[김학렬 부동산 칼럼리스트] 화성 동탄에서 일산 킨텍스로 서울모터쇼 보러 가는 데 40분.
의정부에서 삼성동 무역센터까지 출근하는데 20분.
신도림 디지털 단지에서 점심시간에 송도 가서 점심 먹고 와도 1시간 30분.
GTX 개통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이다.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이하 GTX) 개발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이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에서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경기도 북부와 남부 지역을 1시간 이내 생활권을 묶을 수 있는 획기적인 교통망 확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환상적인 노선이 왜 거의 10년이 되어가도록 여전히 공사가 되고 있지 않을까. 단순히 정부예산 부족의 문제일까. 만약 현실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았다면 이미 착공을 했을 것이다. 사람들의 기대만큼 많은 이용층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지하철은 출퇴근 수단으로 가장 사랑받는 교통수단이다. 반복적인 고정 이용층을 위한 교통수단으로 가장 사업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도로망은 신호체계와 예기치 못하는 정체현상 때문에 철도망 대비 선호도와 이용도가 떨어진다. 바로 이 점이 GTX의 착공 여부를 결정해 주는 가장 중요한 키가 될 것이다. GTX가 사업성이 있으려면 지속적으로 탑승하는 이용자가 풍부해야 한다. 일시적인 승객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용, 관광용 노선이 아니라 출퇴근 수단으로 활용될 때 가장 경제적 가치가 높을 것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이 대표적인 예다. 출퇴근수단이 아니어도 업무적인 필요로 두 지점간의 이동이 많아도 된다. 서울~부산 간 경부선 KTX 노선과 항공편은 매 회차마다 대부분 매진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두가지 전제조건에 부합되는지 여부가 GTX 착공 가능성을 판단해 줄 것이다.
현재 3개의 계획 노선이 있다. 먼저 A노선은 고양시 킨텍스를 출발하여 연신내, 서울역, 삼성역, 판교를 지나 동탄을 종점으로 한다. 대한민국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은 종로구/중구(서울역), 강남구(삼성역), 분당구(판교역)을 모두 지난다. 따라서 배드타운 역할을 할 수 있는 고양시 일산과 화성 동탄에서 GTX는 출퇴근 수단으로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이다. C노선은 의정부에서 출발하여 창동, 청량리, 삼성, 양재, 과천을 지나 금정이 종점인 노선이다. A노선 만큼은 아니지만, 강남권(삼성, 양재)으로 출퇴근하는 노선이므로 사업성은 있을 것이다. 반면 청량리를 기점으로 하여 송도를 종점으로 하는 B노선의 경우, 정부에서 현 시점에서는 사업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B노선을 고정적으로 이용할 만한 수요층이 많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B노선은 유일하게 강남권을 통과하지 않는 노선이다. 결국 철도망의 사업성 여부는 확실한 메인 지역이 있고 그 메인지역으로 가고 싶어하는 고정적인 수요층이 거주하는 지역과 연계가 되어야 한다. 3호선, 7호선, 9호선, 신분당선 등의 강남권 노선처럼 말이다.
과연 언제쯤 GTX를 탈 수 있을까. 오늘부터 착공을 한다해도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공사기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도 따져야 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일반 전철 대비 요금이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GTX를 타고 출퇴근하는 것이 서울에서 거주하는 비용보다 저렴할 때 GTX는 이용가치가 있을 것이다. 교통망과 부동산 시세 속에는 이런 함수 관계가 있다.
이미 부동산 시장에는 GTX라는 호재가 반영되어 시세가 크게 오른 지역들이 많다. 기존 철도망을 활용하여 올해 개통되는 수서~동탄~평택 구간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GTX의 개통 시기는 아직 멀었다. 따라서, GTX 호재 만을 가지고 단순하게 부동산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GTX는 서울에서 거주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서 도저히 살수가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와야 실질적인 필요성이 부각될 테니까 말이다. 그때가 비로서 투자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