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자의 쏙쏙경매]'만재도'보다 비싼 섬 '장재도' 땅

by양희동 기자
2015.10.24 07:00:00

△이번주 전국 법원 경매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를 모은 부동산 물건인 전남 장흥군의 작은섬 ‘장재도’ 임야. [사진=부동산태인]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법원 경매에 나오는 부동산 물건 중 바다와 접한 땅은 펜션·식당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유난히 인기가 높습니다. 이번 주 전국 법원 경매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를 모은 물건도 전남 장흥군에 있는 ‘장재도’란 섬의 임야였습니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9일 광주지법 장흥지원에서 유찰없이 첫 경매에 나온 장흥군 안양면 사촌리 산102-3번지 임야는 41명이 입찰표를 써냈습니다. 이 땅이 속한 장재도는 길이가 1.2㎞, 폭이 500~900m에 불과한 작은 섬입니다. 장재도란 이름은 부자를 뜻하는 옛말인 ‘장재’가 살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집니다. 장재도가 속한 안양면 출신으로 조선 10대 임금인 연산군 때 무과에 장원급제하고 중종반정에 참여, 벼슬이 장관급인 공조판서에 이른 백수장(1469년~1543년)이 은퇴 후 이 섬에 서재를 짓고 살았다고 합니다.

수백년전 정승이 살기도 했던 이 섬은 지난 1957년 인공방조제가 건설된 이후 육지와 연결돼 통행이 자유롭습니다. 특히 해당 물건은 면적이 3142㎡(약 950평)으로 넓은 편이고 임야지만 경사가 완만한데다 해안가와 이어지는 폭 3m 도로와 접해있습니다. 입지 조건이 좋은데다 말소기준권리를 앞서는 채무가 없어 권리관계도 깨끗하다보니 응찰자가 몰렸습니다. 문제는 이 땅엔 묘지가 있어 법정지상권에 일종인 분묘기지권이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권리가 인정되면 낙찰자가 묘지 부분은 관리자 허락없이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도 감정가가 1361만 8100원에 불과해 40명이 넘는 응찰자가 몰렸습니다. 그러나 경쟁이 워낙 치열했던 탓에 낙찰자인 김모씨는 감정가의 8배가 넘는 1억 1110만원(낙찰가율 815.8%)을 써내고서야 땅 주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분묘기지권 성립 가능성이 있지만 농지 취득허가 절차가 필요없고 모래사장이 펼쳐진 해변가도 가깝다”며 “2차선 규모의 연육교까지 섬과 연결돼 있어 활용가치가 높은 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재도’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