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민구 기자
2014.12.31 06:00:01
[이데일리 김민구·윤종성·이준기·김정남 기자] 올해도 수많은 말들이 우리를 웃기고 울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한 언급에서 연말 대한민국을 뒤흔든 ‘땅콩 리턴’까지 각종 화제 발언들이 인구에 회자됐다. 이데일리는 올 한 해 대한민국을 달군 화제의 말들을 정리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1월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한 마디로 대박이라고 생각한다. 통일은 우리 경제가 대도약할 기회”라며 ‘통일대박론’을 화두로 던졌다. 박 대통령은 후속 대책에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통일 준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2월 26일 서울 송파구 석촉동에 위치한 한 단독주택 지하에서 박모씨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생활고와 만성질환에 시달리던 세 모녀는 집주인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메모와 함께 전 재산 70만원을 마지막 월세와 공과금으로 남기고 번개탄을 피워 자살했다. 정치권은 이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월 13일 밝힌 말이다. 안의원 발언은 3월초 민주당과의 통합 추진에 반신반의하는 새정련 지지자들을 향해 자신감을 내비친 대목이다. 그러나 야당이 7.30 재보선에서 참패하면서 ‘안철수 책임론’이 불거지자 안 의원은 새정련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월 27일 프랑스를 방문해 “중국이라는 사자는 이미 깨어났다. 이 사자는 평화적이고 온화하고 문명의 사자”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중국·프랑스 수교 50주년을 맞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중국은 잠자는 사자다. 만약 잠에서 깨기만 하면 세계를 진동시킬 것”이라는 나폴레옹 명언을 언급하며 강대국으로 우뚝선 중국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4월 16일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 있는 학생들에게 선장이 스피커를 통해 전달한 말이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는 선내 안내방송을 따르지 않은 사람들만 목숨을 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해 내기도 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명량’에 등장하는 이순신의 명대사다. 7월 30일 개봉된 후 관람객 1760만명으로 한국 영화사상 최고 흥행작품이 된 이 영화에서 이순신 장군은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사옵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난국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이순신 장군이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10월 17일 케이블채널에서 처음 방영된 드라마 ‘미생’은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다. 웹툰 ‘미생’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사회 초년병이 냉혹한 직장 현실에 던져지면서 겪는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다뤄 큰 호응을 얻었다. 바둑에서는 두 집을 만들어야 완생(完生)이며 그전엔 모두가 미생이라고 이른다. 이 드라마는 직장인들이 사석(死石:죽은 돌)이 되지 않고 완생이 되려면 부단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음을 일깨우고 있다.
북한과 통일을 주제로 11월 19일 열린 ‘신은미 황선 전국순회 토크 콘서트‘에서 불거진 문제의 발언이다. 황선은 1990년대 대학생 방북대표로 북한에 다녀왔으며 재미동포 신은미는 2011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40여 일 동안 북한 전역을 여행했다. 황선은 “진짜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북한 상황은 참 다행이라고 여길 것”이라고 말했고 신은미는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하에 있는 것을 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며 북한 체제를 옹호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월 4일 크렘린궁에서 가진 연례 의정연설에서 던진 말이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서방세계가 러시아를 경제제재로 압박하고 러시아의 주된 수입원 원유의 가격이 급락해 경제난을 부채질하자 국가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큰딸 조현아 대한항공 전(前)부사장이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이륙 준비중이던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 사무장에게 한 말이다. 조 전 부사장은 1등석에서 승무원이 견과류를 그릇에 담지 않고 봉지째 줬다는 이유로 승무원을 질책한 뒤 책임자인 사무장이 관련 매뉴얼을 바로 찾지 못한다며 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고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땅콩 리턴’으로 불린 이 사건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일면서 조 전 부사장은 업무에서 물러나고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