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임명규 기자
2012.09.04 08:07:10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직장 생활에 회의를 느끼거나 업무 스트레스로 지칠 때면, 잠시 하늘을 보면서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라며 울컥해질 때가 있다.
이럴 때 도시 직장인 가운데 일부는 한 번쯤 ‘그냥 농사나 지을까’라는 생각을 갖기도 한다. 몸은 고되도 마음 편하게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기대감도 생긴다.
하지만 막상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농사는 그냥 쉽게 지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비가 오지 않아도 걱정이고, 너무 많이 와도 문제다. 태풍이라도 오면 밤잠을 설치게 되고, 애써 수확한 작물을 제값에 팔 수 있는 판로도 만만치 않다.
귀농 전문가들은 만반의 준비 없이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한다. 면밀한 연구와 부지런한 노동, 그리고 건강한 마음가짐이 성공의 필수 요건이다. 이는 비단 농사뿐만 아니라 돈 버는 모든 일에 해당된다.
부동산도 계속 불황이고 금리도 낮은데 주식이나 투자해볼까 고민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단순히 예감이 좋다거나 꿈을 잘 꿨다고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연일 큰 소리만 내는 버냉키와 드라기의 발언에 귀 기울여 보고, 증권사의 투자리포트와 관심 종목에 대한 공시나 뉴스도 챙겨야 한다. 기업의 재무제표와 경영진의 움직임, 업종의 흐름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오늘도 다양한 이슈가 생겨나고 분석은 쏟아진다. 지난 달 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예상대로(?) 밋밋했고, 오는 6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이사회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다시 ‘양치기 소년’이 될지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밤 유럽 증시는 상승했지만, 무디스가 유럽연합(EU)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린 점도 변수다. 증시를 긴장시키는 변동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농사나 주식투자 모두 하루이틀 장사하고 끝내는 게 아니다. 변동장세에서도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꾸준함을 이어가면 익은 열매를 거두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