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홍정민 기자
2005.02.16 08:12:23
1회당 가격이 1천원 떨어진뒤 `두배` 늘어
확률 그대로지만 참가자 많아 당첨기회도 확대
[edaily 홍정민기자] 최근 로또 1등 당첨자 수가 유독 늘어나고 있다. 로또 당첨 확률은 여전히 814만분의 1이라는데, 왜 1등에 당첨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걸까. 814만분의 1의 행운을 잡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진 걸까.
16일 로또 복권 판매대행자인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발표된 1등 당첨자 수는 ▲109회(1월1일 추첨) 12명 ▲110회 3명 ▲111회 6명 ▲112회 9명 ▲113회 9명 ▲114회 6명 ▲115회 9명 등으로 평균 7.7명으로 지난해초 같은 기간 평균 3.8명의 두배에 달하고 있다.
연말, 연초라는 시기적 특수도 일부 작용했지만, 사실 로또 1등 당첨자 수 증가는 지난해 8월부터 감지됐다. 1회 장당 가격이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로또가 1장에 2000원에 판매됐던 1회(2002년 12월7일)부터 87회(2003년 7월31일)까지 1등 당첨자 수는 평균 약 4명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판매 후부터 평균 7~8명으로 훌쩍 늘어난 것.
장당 판매금액이 절반으로 줄면서 로또 1등 당첨자 수가 두배로 늘어난 이유는 장당 가격의 하향에도 불구, 로또 총 판매금액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첨자 숫자를 결정하는 관건은 판매총액이라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로또의 가능한 조합은 총 814만5060개로, 각 조합을 모두 살 경우 장당 2000원씩, 총 162억9012만원이 소요되며 100% 1등에 당첨될 수 있다. 현재 판매 총금액상 이런 계산으로는 1당 당첨자가 최대 3.7명 나올 수 있다.
로또 총 판매금액은 로또 판매 시작후부터 7월말까지 월 평균 630억~640억원인데, 장당 가격이 절반으로 내린 8월 이후에도 약 600억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장당 가격이 1000원으로 떨어진 이후에도 판매금액이 계속 600억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구입수요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반면 확률은 그대로니까 1등 당첨자 수가 7.4명, 즉 두배로 늘어난 것이다.
장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총 판매금액까지 절반(3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면 1등 당첨자 수는 평균 3.7명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 반대로 장당 가격이 동일하게 2000원이었더라도 판매규모 자체가 늘어나면 1등 당첨 가능자 수 역시 늘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판매금액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로또 열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당첨 금액이 큰 복권이 다양한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정부 규제 등으로 게임 종류가 많지 않아 `로또 대박`에만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또 가격이 떨어지면서 구매자들이 베팅 횟수를 두배로 늘렸을 수도 있고 신규 구매자들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1등 당첨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첨 금액 역시 절반 정도로 줄어들고 있어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장당 2000원이었을 때는 평균 40억원 정도이던 1등 당첨금 규모는 지난해 8월 이후 20억원 미만으로 감소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투자원금이 절반으로 줄었으니 당첨금이 감소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예전의 절반 가격에 20억원 이상 대박을 얻을 가능성도 두배이상 높아진 만큼 고객들은 이전과 비슷한 만족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