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테마주’ 디티앤씨알오 상한가...이오플로우 3일째 폭락[바이오맥짚기]

by송영두 기자
2024.12.09 13:10:26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여파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했고, 바이오 섹터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탄핵 반대 입장을 피력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 찬성에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한동훈 테마주로 꼽히는 디티앤씨알오(383930) 주가가 폭등했다. 파미셀(005690)은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 소식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이오플로우(294090)는 미국 인슐렛과의 특허 소송에서 패소한 결과가 영향을 끼치면서 3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나타냈다.

6일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구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이 몰려있는 코스닥 지수가 전일 대비 1.43% 하락한 661.33으로 장을 마감했다. 바이오 섹터는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고, 그중에서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되는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디티앤씨알오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_


이날 디티앤씨알오는 장 시작 후 상승세로 출발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 불가 입장에서 선회하는 발언을 하면서 급등했다. 결국 전일대비 29.86%(1720원) 오른 748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에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6720원에서 5760원으로 14.28% 급락한 바 있다.

이날 디티앤씨알오 관련 특별한 이벤트나 보도자료 등은 나온 바 없다. 다만 이성규 사외이사가 한 대표와 서울대 법대, 미국 컬럼비아 로스쿨 동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디티앤씨알오는 신약개발 기업 임상시험 연구를 아웃소싱하는 임상시험수탁기관이다. 제약사 의뢰를 받아 신약 임상시험 설계, 컨설팅, 모니터링, 허가대행 등의 업무가 핵심이다. 비임상부터 임상 단계까지 모든 임상 섹터를 다루면서 국내 CRO 업계에서 선두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연 매출 약 266억원을 기록했던 디티앤씨알오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약 243억원을 기록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한동훈 대표와 회사는 연결고리가 없다”며 “오늘 주가 상승과 관련한 뚜렷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또 다른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되는 혈액 및 암 진단 기업 노을(376930)도 주가가 전일대비 5.52%(175원) 오른 3345원으로 집계돼 상승세를 보였다.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파미셀도 이날 주가 강세를 보였다. 6일 파미셀 주가는 전일 대비 12.64%(580원) 오른 5170원으로 집계됐다. 바이오 섹터 약세 속에서도 전자재료용 소재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이 주가 상승을 이끈 배경으로 풀이된다.

파미셀은 6일 ‘기타 판매·공급계약’ 공시를 통해 두산전자BG와 전자재료용 소재를 DIR 117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발표했다. 이는 파미셀 최근 매출액 약 562억원 대비 20.81%에 해당하는 규모다. 회사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상용화 한 1세대 바이오 기업이다.

하지만 바이오 소부장 기업으로 전환해 신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파미셀은 바이오케미컬 사업부를 통해 의약중간체, 저유전율 및 저유전손실 등 전기적특성을 갖는 전자소재, 친환경 인계난연제, 기타 산업용 정밀화학제품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중 저유전율 등 전자소재는 인공지능(AI) 가속기 기판에 쓰인다. 올해 저유전율 소재 매출만 23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오플로우는 미국 인슐렛과의 특허 소송 패소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장 시작하자마자 급락해 전일대비 29.93%(1610원) 하락해 377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4일 미국 매사추세츠 지방법원은 이오플로우와 인슐렛과의 해외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소송 배심원 평결에서 이오플로우의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돼 손해배상으로 4억 5200만 달러(약 6337억 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주가는 4일부터 6일까지 3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미국 의료기기 업체 인슐렛은 이오플로우가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가 자사 제품 옴니팟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유럽과 미국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의 경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지만, 미국은 배심원이 참여하는 정식재판으로 전환해 이오플로우의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오플로우는 항소를 한다는 입장이지만, 판결이 유지된다면 6000억원대의 손해배상금을 갚을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매출은 66억원에 불과하고 영업적자는 394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도 6일 기준 1147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이날 회사는 계획했던 유상증자도 자진철회했다. 이오플로우는 공시를 통해 385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대표주관회사, 공동주관 회사 및 인수회사와 상호 협의해 기존 주주 및 신규투자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이번 유상증자를 부득이하게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외 윤 대통령 비상계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근 상승세를 나타냈던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자체 개발 중인 세포치료제가 치료 목적으로 사용 승인되면서 전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바이젠셀(308080)은 이날 13.13% 하락한 2945원에 머물렀다. 보툴리눔 톡신 기업 제테마(216080)도 전날 국내 최초 라이센싱 균주 톡신 ‘제테마더톡신주’에 대한 국내 품목허가를 취득하는 이벤트가 있었음에도 주가가 13.57%(2720원) 급락해 1만73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