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광진 사건도 교제 살인…언제까지 반복되나 [사사건건]
by손의연 기자
2024.06.15 08:00:00
의대생 살인사건, 박학선 살인사건 모두 교제 관계
다양한 연령대서 사건 발생해…직장 찾아가기도
교제 관계 범죄 증가하지만 관련 법안은 폐기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 살인 사건’ 이후에도 교제 폭력, 교제 살인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신상이 공개된 강남 오피스텔 모녀 살해사건의 피의자 박학선도 헤어지길 원하는 여성을 살해했는데요. 주 피해자는 여성으로,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 ‘강남 오피스텔 모녀 살인’ 혐의 60대 남성 박모씨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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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교제 관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경기 하남경찰서는 지난 11일 남성 A씨를 구속했습니다. 20대 여성 A씨가 사는 아파트 인근에서 A씨를 찔러 살해한 혐의였는데요. 당초 지인 사이로 알려졌으나, 이후 피해자의 유족이 온라인에 둘은 교제 관계가 맞다며 사건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서울 광진구에서 남녀가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여성은 숨지고 남성은 살인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 사건도 교제 살인사건으로 드러났습니다.
교제 관련 사건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령대가 20~30대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엔 경기도 평택 한 지하주차장에서 50대 남성이 50대 여성의 얼굴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같은날 경기도 양주 한 공장에서 40대 여성이 4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렸습니다. 해당 남성이 피해 여성이 일하는 직장까지 찾아가 범죄를 저지른 것인데요. 경찰은 주변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이 연인 사이 였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제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범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4만9225명이던 교제 폭력 신고자는 이듬해 5만7305명, 2022년 7만79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교제 폭력의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2022년 7월 심신장애 상태에서 데이트폭력을 저지른 자에 대해 감형하거나 형법상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하는 ‘데이트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고, 2020년에는 데이트폭력 예방교육과 피해자 보호 조치 등을 규정한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그러나 국회 임기 만료로 법안은 잠들었습니다.
사회적 경각심뿐만 아니라 입법 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교제 폭력을 독립된 범죄 유형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