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케이클라비스 부동산펀드 투자금 반환소송 패소

by박정수 기자
2024.01.04 05:30:00

881억 펀드 조성해 의정부 롯데아울렛 건물 인수
책임임차로 수익률 7%대…모두투어리츠 참여
관리비 분쟁 벌이다 롯데 임대차 계약 해지
法 "계약해지 예상하고도 알리지 않아"…항소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케이클라비스가 모두투어리츠(모두투어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케이클라비스가 짠 부동산펀드의 수익이 계획대로 나지 않자 투자자인 모두투어리츠가 케이클라비스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 나섰고 최근 일부 승소했지만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서울중앙지방법원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모두투어리츠(204210)는 케이클라비스와 벌인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1심 판결에 불복, 지난달 말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장은 모두투어리츠와 케이클라비스 모두 제출했다.

앞서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최욱진)는 모두투어리츠가 메리츠증권(008560)과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케이클라비스를 상대로 제기한 2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모두투어리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018년 4월 케이클라비스는 881억원 규모 ‘케이클라비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5호’를 조성해 비주거용 건물 건설업체인 해동으로부터 롯데아울렛 의정부점 건물(지하 5층~지상 10층)을 사들였다.

자금은 대출 516억원(선순위 414억원, 중순위 102억원), 1종 수익증권 190억원, 2종 수익증권 100억원 등으로 조달했다. 케이클라비스는 해동의 최소 10년 임대료 보장(월 3억6000억원, 임대료 상승률 2년마다 2%)과 롯데쇼핑(롯데아울렛 10년, 롯데시네마 20년)의 책임임차(전체 면적의 약 86%)로 펀드 수익률 7.2%(1종 수익증권, 매각차익 포함 8.21%)를 강조했고, 모두투어리츠는 투자제안을 받고 투자자(20억원)로 참여했다.

당시 롯데아울렛 의정부점 건물 임대현황(출처=IB업계)
문제는 부동산펀드 수익 구조를 롯데아울렛 임대료 중심으로 짰으나 롯데쇼핑(023530)이 해동 측과 관리비 분쟁을 벌이다 롯데아울렛 의정부점 임대차 계약을 2019년에 해지하면서 불거졌다. 펀드 제안서를 보면 건물 월 임대료 약 3억5000만원 가운데 롯데아울렛 임대료(지하 1층~지상 7층)가 약 2억8000만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해동과 롯데쇼핑 간 갈등은 2016년 롯데아울렛 의정부점 출범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공사 지연으로 건물 완공 시점과 롯데아울렛 개점에 차질이 생기면서 롯데 측은 20억원 넘는 관리비 등을 지급하지 않아 해동 측과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모두투어리츠 측은 “케이클라비스는 펀드 수익발생 필수 요건인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유지되지 않을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해동과 롯데쇼핑 사이 분쟁이나 임대차승계 여부에 관한 다툼을 알리지 않고 롯데 측 책임임차로 홍보했다”며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케이클라비스운용과 케이클라비스에 부당이득을 반환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모두투어리츠와의 소송에서 메리츠증권은 승소했으나 케이클라비스운용과 케이클라비스는 패소해 최종적으로 모두투어리츠가 일부 승소했다.

재판부는 “케이클라비스운용이 작성하고 메리츠증권이 원고에게 제공한 투자제안서의 투자위험에 임대차계약 해지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메리츠증권의 경우 임대차계약 승계 자체가 확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단정적 판단을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케이클라비스의 경우 임대차계약 해지 가능성이나 이에 관해 원고가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고 있었다”며 “이러한 분쟁에 따른 이 사건 임대차계약 해지 가능성을 고지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클라비스는 임대차계약 해지를 예상할 수 있는 사실관계를 알고 있었음에도 원고에게 전달하지 않은 채 원고와 이 사건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부작위에 의한 기망에 해당하고 원고는 이러한 착오로 이 사건 각 양수도계약을 체결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케이클라비스 관계자는 “1심에서 소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항소를 제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