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23.10.13 05:00:00
국회 정무위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남여 성비, 입사 1.1→간부 11.8로 악화
본부 부서장·지점장도 10명 중 8명이 남성
윤한홍 "금융권부터 여성에 더 많은 기회 줘야"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 A은행에 2008년 입사해 올해로 16년차가 된 이가영(여·가명)씨는 승진 요건을 채웠고 육아휴직을 쓴 적도 없지만 지난해 과장 진급에 실패했다. 이씨와 함께 입사한 남자 동기는 물론, 심지어 이씨가 사수로 교육을 담당한 남자 후배까지 이미 과장을 달았는데도 이씨를 포함해 여자 동기 상당수가 아직 과장 승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금융권에서 임원은 물론 일반 직원에게도 ‘유리천장’이 있었다. 입사 당시만 해도 여성 1명당 남성 1.14명 꼴이던 성비는 과·차장급인 책임자에선 3.37명으로, 부·팀장급인 간부에선 11.82명으로 크게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에게 평등하게 기회를 주도록 기업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2000년 이후 입사자의 재직 현황(국민 2003년, 신한 2007년 이후)을 분석한 결과, 입사 당시 성비는 여성 100명당 5대 은행 평균 남성 114명이었지만 책임자에서 337명, 간부 1182명으로 차이가 커졌다.
신한은행이 통합한 이후 처음 공채를 실시한 2007년, 남성 187명·여성 133명 등 320명이 입사했다. 현재 간부인 직원은 남성 20명에 달했지만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우리은행에 2001년 입사해 남아 있는 21명 가운데 현재 남성 10명 모두 간부였지만 여성 11명 가운데 5명만 간부였고 6명은 아직 책임자에 머물렀다.
이뿐 아니라 은행 핵심 업무로 꼽히는 본부 부서장과 지점장에서의 남성 비율도 평균 각각 89.5%, 80.1%로 남성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본부 부서장 93.6%, 지점장 85.9%가 남성으로 조사됐다. 우리은행이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데도 본부 부서장 82.7%, 지점장 74.6%가 남성이었다.
윤한홍 의원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고연봉, 좋은 일자리로 대표되는 금융권부터 변해야 여성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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