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양회 폐막]①1인 체제 굳힌 시진핑, 측근들 요직에

by김윤지 기자
2023.03.13 06:02:00

13일 전인대 폐막·리창 기자회견 ‘마무리’
리창·허리펑, ‘習의 남자들’ 내각도 포진
‘非시진핑파’ 한정·후춘화, 명예직 올라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가 13일 전인대 폐막식과 직후 열리는 리창 신임 국무원 총리의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시진핑·리창’ 체제가 공식 출범하는 등 이번 양회의 관전포인트였던 인선은 예상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들로 채워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일 전인대 제 3차 전체회의에서 국가주석과 국가 군사위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그는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다시 뽑히면서 집권 3기를 시작했다.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국가주석직을 3연임한 그는 당·정·군을 완전장악한 1인 독주 체제를 완성했다.

1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리창 신임 국무원 총리.(사진=AFP)
시 주석은 국무원 수뇌부 또한 자신의 측근들로 채웠다. ‘시진핑의 비서’로 불리는 리창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중국 국가 서열 2위인 국무원 총리로 선출됐다. 시 주석의 국내외 방문에 함께 ‘시진핑의 그림자’란 별칭이 붙은 딩쉐샹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수석인 상무 부총리에 이름을 올렸다. 둘 다 시 주석이 지방 정부를 이끌던 시절 그의 밑에서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고, 2012년 시 주석의 집권과 함께 출세가도를 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총리 4인 중 한 명으로 선출된 대표적인 경제 관료 허리펑도 마찬가지다. 허리펑은 1980년대 시 주석이 푸젠성 샤먼시 부시장을 지낼 당시 샤먼시 재정국 간부였으며, 이후 시 주석과 친분을 이어왔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관할하는 국가개혁발전위원회 수장 출신인 허리펑은 ‘경제 책사’로 불렸던 류허 전 부총리를 이어 경제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의 측근이 공산당(당)에 이어 국무원(정)까지 장악하면서 공산당의 권한이 강화되고 정부의 기능은 축소되는 이른바 ‘당강정약’(黨强政弱) 현상은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이전까지 이어졌던 ‘당·정 분리’ 기조에서 벗어나 당의 통제를 강화하는 ‘당강정약’을 추구하고 있다.

시진핑 집권 1,2기 인사와 사정 작업을 이끌었던 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전인대 상무위원장, ‘시진핑의 책사’이자 당 서열 4위인 왕후닝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자문기구인 정협 주석에 선출됐다.



반면 시 주석과 경쟁하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상하이방(상하이 기반의 정치·경제 인맥) 계파는 사실상 이름만 남았다. 상하이방 출신인 한정 전 상무 부총리는 국가 부주석, 공청단 출신 후춘화 전 부총리는 중국 정책 자문 기구인 정협의 부주석으로 이름을 올렸다. 둘 다 실권은 없는 일종의 명예직이다.

딩쉐샹과 허리펑 외에도 장궈칭, 류궈중이 부총리로 선출됐다. 중국 국영 방위산업체인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 사장 출신인 장궈칭은 군수업계 전문가로, 중국의 군 현대화 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 분야에 정통한 류궈중은 의료 분야 등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국무위원 5인은 리상푸 중앙군사위원, 왕샤오훙 공안부장(장관), 우정룽 전 장쑤성 당 서기와 선이친 전 구이저우성 당 서기, 친강 외교부장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12월 외교부장으로 임명된 친 부장은 3개월 만에 국무위원까지 겸하는 초고속 승진을 보여줬다. 리상푸는 이날 국방부장으로도 선출됐다.

이밖에도 류진궈가 국가감찰위원회 주임, 장쥔이 최고인민법원장, 잉융이 최고인민검찰원장으로 선출됐다.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장유샤, 허웨이둥으로 결정됐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에는 안후이성 당 서기를 지낸 정산제가 임명됐다.

대대적인 교체가 예상됐던 경제부처 수장들은 일부 잔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이강 인민은행 총재와 류쿤 재정부장은 제20차 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관례상 이번 전인대를 끝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유임이 결정됐다. 왕원타오 상무부장, 탕런젠 농업농촌부장, 왕즈강 과학기술부장 등도 자리를 지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