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체’ 급부상하는 베트남…“지속 협력관계 구축해야”

by최영지 기자
2022.11.09 05:58:25

<한-베 수교 30주년 특별기획>
애플 등 脫 중국 가속화…주목받는 베트남
‘시장 급성장’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 7.2%
“베트남, 잠재력 보유…파트너로 인식해야”

[하노이(베트남)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기후변화, 디지털전환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베트남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 중입니다. 향후 우리 기업들의 탄소배출 사업 및 인프라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종섭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

“젊은 노동력에 풍부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베트남은 미·중 무역갈등 및 공급망 위기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확장할 수 있는 시장입니다.” (베트남 진출 국내 주요그룹 관계자)

▲베트남 박닌성 옌퐁현에 위치한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에 출근하는 직원들. 삼성전자는 현재 베트남에서 공장 6곳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휴대폰 1공장을, 2013년에는 타이응우옌성에 휴대폰 2공장을 각각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베트남에 33억달러(약 4조3000억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사진=삼성전자)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직원들이 대거 투입된 생산라인에서는 전 세계로의 수출을 책임지는 우리나라 부품 및 완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었고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도시지역에선 롯데백화점 등 한국 대표 랜드마크가 점차 늘어나는 중이다. 금융사들도 현지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세계은행(WB)은 올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2%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5.3%)보다 1.9%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로,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치로 꼽히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4000여개에 육박하는 것도 베트남을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국내 주요그룹이 앞다퉈 진출했을 뿐 아니라 정보기술(IT)·전장(자동차 전자장치) 등 고부가제품 생산 및 투자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베트남을 탈중국 기지로 낙점하며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을 낮추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중이다.

한국이 지난 1988년부터 2021년까지 746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베트남의 외국인직접투자(FDI)국 1위를 차지한 데에는 베트남의 공도 컸다. 1986년 당시 경제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Doi Moi)’ 정책으로 경제 성장을 실현해 온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낮은 법인세와 젊고 풍부한 인력 역시 이점이 아닐 수 없다.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향후 30년간 지속협력가능한 관계 구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아세안 국가는) 우리나라가 갖지 못한 자원, 잠재력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지역으로 인식할 게 아니라 동등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