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소속 저축은행 성장 돋보여’…비금융 계열 존재감 뚜렷
by황병서 기자
2022.04.26 06:30:00
5개 지주계 저축은행 당기순익 394억…전년比 42.7%↑
같은 기간 자산규모 12조1151억…전년比 31.5% 증가
"대출규제로 2금융권 풍선효과에 연계대출 영업 주효”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금융지주 산하 저축은행들이 지난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금융그룹 내 알짜 계열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중은행이 소화하지 못하는 중·고금리 금융 소비자를 계열 저축은행들이 대거 끌어들이며 수익성을 높였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25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5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금융·NH농협) 계열 저축은행들의 올해 1분기 기준 총 자산은 12조1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9조2092억원) 증가했다. 동시에 이들 저축은행들의 당기 순이익은 같은 기간 276억원에서 394억원으로 42.7%나 늘었다.
신한저축은행의 증가세가 단연 눈에 띈다. 신한저축은행의 1분기 자산규모는 2조89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459억원)과 비교해 41.2% 증가했다. 1분기 당기 순이익은 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억원과 2배 가까이 늘었다.
KB저축은행을 비롯해 하나저축은행, NH저축은행도 자산이 30% 이상 늘었다.
KB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자산이 2조842억원에서 2조7545억원으로 32.1% 증가했다. 당기순익도 같은 기간 64억원에서 74억원으로 15.6% 증가했다.
하나저축은행의 총 자산규모도 같은 기간 2조19억원에서 2조6066억원으로 30.2% 증가했다. 당기순익도 52억원에서 72억원으로 38.5% 증가했다. NH저축은행은 1조7772억원에서 2조3634억원으로 32.9%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된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아주저축은행)도 견실한 행보를 보였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1분기 총자산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000억원)과 비교해 15.3% 증가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으로만 보면 신한저축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42억원에서 60억원으로 42.9% 증가하며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은 부실 저축은행을 떠밀리다시피 인수해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에 가까웠다. 실제로 인수 초기에는 부실 자산에 발이 묶이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중금리 대출 확대와 계열 1금융권과 연계 영업을 통해 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점차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그룹 내 시중 은행 등이 한도, 신용등급 등을 이유로 대출이 어려운 고객에게 같은 계열사 저축은행의 대출상품을 연결해주는 연계대출 영업을 펼치는 방식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시중은행의 강화된 대출총량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면서 “특히 시중은행과 연계 영업을 펼칠 수 있는 지주계열 저축은행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