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아랫배 아프면 무조건 맹장? ... 위치 따라 원인 제각각

by이순용 기자
2021.11.27 08:11:3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복통은 우리의 일상에서 누구나 흔하게 겪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벼운 복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갑자기 오른쪽 아랫배에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나타나면 흔히 충수염(맹장)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맹장염이 아닐 수 있다. 특히 충수염 증상과 비슷하면서도 생소한 질환인 ‘게실염’이나 ‘담석증’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충수염

흔히 알고 있는 맹장염의 정확한 명칭은 충수염이다. 충수염은 맹장 끝에 달려 있는 약 10cm 정도 길이의 충수돌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급성 충수염에 걸리면 처음에는 체한 증상과 명치부 통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배꼽 주위를 거쳐 충수의 위치인 오른쪽 아랫배 쪽으로 통증이 국한되어 나타난다. 충수염이 진행되어 천공이 되면 통증은 더욱 심해지고 통증부위는 하복부 또는 복부 전체로 확산된다.

충수염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수술의 시기가 늦어지면 충수가 천공되어 복막염을 유발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 대장게실염

대장 게실은 대장벽이 약해지면서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 모양으로 튀어나오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튀어나온 주머니 안에 변과 같은 오염물질이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게실염이라고 한다. 게실염이 생기면 통증과 함께 발열, 오한, 설사, 구역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염증이 심해지면 게실 천공이 발생하기도 한다.



오른쪽 대장에 게실염이 생기면 통증 위치가 비슷해 충수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충수염의 경우 처음에는 명치 부분이 체한 듯 거북한 느낌이 들고 소화불량, 메스꺼움 등 증상이 나타나다가 1~2일 경과 후 오른쪽 아랫배로 통증이 옮겨가는 반면 게실염은 전조증상 없이 하복부에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게실염은 질환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만약 증상이 경미한 초기 게실염 환자라면 금식과 약물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지만 증상이 심각하거나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대장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 담낭결석

담석은 담즙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담낭이나 담관에 생기는 질환이다. 담석증의 증상은 우상복부 또는 명치 부위가 아프거나 속이 더부룩하고 체한 느낌이 들게 된다. 발열이나 오한 등이 나타난 경우에는 담낭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강동우 진료부장은 “다양한 원인으로 복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빠른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장 내시경이나 초음파, 복부CT 촬영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또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로 시행하기 때문에 1~2cm의 작은 절개창으로 수술이 가능하다. 특히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은 흉터가 적고, 통증이 적어 회복기간이 빨라 환자의 부담이 적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