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반복되는 어지럼증, 초기 진단.치료가 중요
by이순용 기자
2021.10.20 06:59:14
[임선영 바른세상병원 뇌신경클리닉 원장] 직장인 장모씨(여·37)는 평소 어지럼증을 자주 느꼈다. 앉았다 일어서거나 장시간 앉아 일을 할 때면 간혹 빙글빙글 도는 듯한 느낌의 어지럼증이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는 운전을 하다 갑자기 초점이 안 맞으면서 멀리 있는 차선이 두 개로 갈라져 보이고, 의식을 잃을 것만 같은 어지럼증이 발생해 갓길에 정차를 해야만 했다. 증상은 곧 좋아졌지만 무서워진 장 씨는 병원을 찾았다.
어지럼증은 누구나 평생 한번쯤은 겪는 증상으로, 대부분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된다. 어지럼증은 단순 날씨의 변화, 자세의 변화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증상이 반복적이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어지럼증은 뇌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게 아니더라도 명확한 원인을 찾아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어지럼증으로 진행하여 불안, 우울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빙글빙글 도는 양상의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크게 귀의 평형기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 뇌의 문제로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 그리고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문제로 발생하는 심인성 어지럼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어지럼증의 원인이 뇌졸중이나 뇌종양 같은 뇌질환일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면 신경학적인 후유증을 남기거나 심각한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지러우면서 제대로 서지 못할 정도의 균형 장애, 말이 어눌해짐, 시야 장애, 복시 또는 의식의 쳐짐을 동반한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어지럼증은 그 원인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우선 전문의의 진료로 증상과 병력 청취를 통해 의심되는 질환에 따라 적절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어지럼증 검사는 인체의 평형기관에 해당하는 구조인 눈, 귀, 소뇌, 척수의 후기둥 등에 대한 검사를 모두 포함하며 이는 일반적인 혈액검사 외에도 안진 검사, 청력 검사, 뇌 CT, 뇌 MRI 및 MRA, 척수 MRI 등을 선택적으로 실시하여 이루어진다.
진단과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 균형감각 재활치료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어지럼증은 남성에 비해 여성 환자가 많은데, 간혹 어지럼증을 빈혈로 오인해 방치하거나 자가 진단으로 잘못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하에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어지럼증의 경우라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도 치료 및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PC, TV 등 전자기기의 사용을 줄이고,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휴식과 취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가능한 음주와 흡연도 삼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