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쿼드메디슨 CTO “마이크로니들 백신, 세계 첫 허가 기대”
by왕해나 기자
2021.08.24 07:35:05
LG화학과 B형 간염 백신 개발…연내 임상 1상 진입
디프테리아, 파상풍,백일해 등 5가 백신도 개발 중
한림제약과는 탈모치료제 등도 마이크로니들화
“바이오베터 유일한 제형 변경 기술로 인정 목표”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마이크로니들로 만들어진 백신 의약품은 쿼드메디슨이 가장 앞서가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허가를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정환쿼드메디슨 최고기술경영자(CTO)는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LG화학과 B형 간염백신 마이크로니들을 개발하고 있고, 현재 전임상을 마친 후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마이크로니들은 패치에 미세한 바늘을 붙여 피부 속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경피약물전달(TDDS) 기술이다. 경구제가 줄 수 있는 간 부담과 주사제의 통증은 없애면서도 주사제만큼 효율적으로 약물을 체내에 흡수시키는 방법이다.
쿼드메디슨의 마이크로니들은 손톱 크기의 패치에 길이 0.8㎜ 이하의 마이크로니들 97개를 배열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적인 의약품 마이크로니들 공정 기술뿐만 아니라 이를 상업 생산할 수 있는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시설도 갖췄다.
쿼드메디슨은 백신, 합성의약품, 진단기기를 각각 마이크로니들로 개발 중이다. 백신에는 코팅형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했다. 박 CTO는 “바이오폴리머(생물고분자)로 이루어진 마이크로니들 바늘 부분에 액상을 고형으로 바꾼 후 코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면서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해 콜드체인(저온 유통망)이 필요하지 않으며 대량생산이 가능해 합리적인 가격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051910)과 공동개발계약을 맺고 B형 간염 백신 이외에도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등 5가 백신에 대한 마이크로니들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영유아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면서 치사율이 높은 질병들을 예방하는 백신을 만들고 있다”며 “각각의 항원을 마이크로니들에 개별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기존 혼합백신의 문제점이었던 까다로운 혼합공정으로 인한 항원안정성 및 수율 저하, 높은 생산비용 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합성의약품에는 분리형 마이크로니들을 적용했다. 패치를 오랜 시간 부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찌르는 순간 바로 니들이 분리되면서 표피 내로 약물이 전달되는 형식이다. 박 CTO는 “합성의약품의 경우 환자 스스로 자주 투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용 편의성과 환자 순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한림제약과 탈모치료제를 포함한 다수 합성의약품 마이크로니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 1상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의약품을 마이크로니들로 구현하는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제형 변경부터 표피 내 약물 전달, 정량의 전달 및 방출 등이다. 박 CTO는 “백신을 마이크로니들화 하기 위해서는 원료 백신에 안정화제, 붕해제, 수소이온농도(PH) 조절 등 특성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면서 “탄성력과 복원력을 가지고 있는 피부에 모든 팁이 투과돼 100% 전달을 이뤄낼 수 있도록 마이크로니들의 형상과 배열을 조절하고, 전달 타겟층에 따라 약물을 정량으로 전달 및 방출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니들 진단의료기기의 경우 특정 체액을 포집하거나 전도성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특수한 형태로 제작돼 스마트 웨어러블 시장에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일례로 병 환자들을 위한 혈당측정기를 마이크로니들화 하는 형식이다. 쿼드메디슨은 많은 학계 연구들을 기반으로 빠른 시일내 제품을 상업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쿼드메디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의 제형을 변경해 바이오베터로 개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 CTO는 “기존의 주사근육접종 및 자가피하주사법을 경피전달로 바꿔 효능을 입증, 쿼드메디슨의 제형 변경 기술을 유일한 기술로 인정받고자 한다”면서 “백신, 단백질, 펩타이드 등 다수의 약물 구성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소득국가에 신속하게 다량의 백신을 공급하고 중선진국 국가에는 사람들이 고통없이 접종해 약물 순응성을 높이도록 하고 싶다”면서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할 수 있는 가치 있는 기술개발을 이루고자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