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무너진 공정, 국가찬스로 복원"[만났습니다]
by송주오 기자
2021.08.05 06:00:00
원희룡 전 제주지사 인터뷰
부동산·일자리·복지 등 분야서 국가찬스 활용 공약
"무주택자 구매 시 국가서 절반 부담"
"미래먹거리 AI·전기차·SMR서 앞장서 선점해야"
[이데일리 송주오 박태진 기자] ‘국가가 인정한 수재(秀才)’.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그는 1982년도 대입학력고사 수석, 서울대 법대 수석입학, 제34회 사법시험 수석 합격 등 늘 ‘수석’을 달고 다녔다. 36살의 나이로 정계에 입문해서는 남경필·정병국 전 의원과 함께 ‘남원정’이란 개혁파 모임을 주도했다.
|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대선후보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국가찬스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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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인정한 수재’ 원 전 지사는 ‘국가찬스’라는 대선공약을 들고 나왔다. 국가가 나서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서자는 게 골자다. 현 정권 들어 수없이 지적된 부모찬스·형제찬스 등 집안의 부와 권력을 이용한 기회의 불평등을 꼬집는 의미도 담고 있다.
대표공약인 부동산 공약은 수재다운 발상이 엿보인다. 무주택자가 주택을 구매할 때 국가가 절반을 부담하는 구조다. 얼핏 ‘반값 아파트’와 유사하다.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전혀 다르다. 반값 아파트는 분양가의 반값을 의미했다. 이 때문에 실제 분양할 때 많은 국민들이 생각보다 높은 분양가에 실망했던 정책이다. 대표적으로 실패한 정책이다. 반면 국가찬스 공약은 시장에서 형성된 매매가의 절반을 국가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원 전 지사는 “시대정신은 공정과 혁신이다. 공정은 격차를 해소하고 이미 벌어진 출발선 차이를 줄여나가는 것”이라며 “부모찬스 없는 개인에게 국가가 내 집 마련과 일자리, 교육, 복지 등에서 국가찬스로 보강해 안전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30년 미래 먹거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원 전 지사는 해답을 인공지능(AI)과 기후변화에서 찾았다. 그는 “AI는 우리의 기회이고, 기후변화는 위기이자 찬스”라며 “특히 수소발전, 전기자동차, 소형 모듈 원자로(SMR)은 아무도 선점하지 못한 상태인 만큼 우리가 앞서나가서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낮은 지지율과 관련해서는 경선 이후 오를 것으로 자신했다. 원 전 지사는 “경선이 본격화되면 누가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갈 수 있느냐로 국민들의 질문이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원 전 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도지사직을 선거운동의 찬스로 쓸 수 없다. 제 양심이고 공직윤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는 게 더 책임을 다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했다. 경선하면서 도정에 전념할 수 없어 권한대행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현실적으로 경선일정을 수행하면서 도정을 챙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권한대행이 지난 6월 임명돼 업무파악하고 지휘시스템도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 이제는 부담을 내려놔도 되겠다고 판단했다.
△저는 586 기득권을 해체하고 온전한 대한민국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미래 30년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대한민국에 여러문제가 있지만 그 모순의 핵심에는 586 기득권 세력이 있다. 이들이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한총련(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회)으로 대변되면서 정치·사법·행정·시민사회·노동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들은 이념을 내세우면서 국민을 편 가르고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아 다음 세대의 기회를 빼앗고 혁신을 가로 막고 있다. 이들을 해체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수 없다. 제 자신이 586이고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해체하는 데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같은 세대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기후변화와 인공지능은 우리의 기회다. 기후변화는 위기이자 찬스다. 수소발전과 전기자동차, 소형원자로는 전 세계에서 아무도 선점하지 못했다. 우리가 여기에서 앞서나가 선점해야 한다. 미래에 많은 먹거리가 여기서 나올 것이다. 인공지능을 교육에 도입해서 대한민국 모든 분야에서 교육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제주도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AI도 교육현장에 도입했다.
△경선이 본격화하면 노출이 많아지고 누가 문재인 정권 하에서 싸웠던 스토리를 가지고 있냐가 아닌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갈 수 있으냐로 옮겨갈 것이다. 제 경험과 준비돼 있는 후보라는 것을 국민들이 가치를 발견할 것이라 믿고 발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탄생 과정에서 보수정당은 사실상 철저한 몰락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정권교체의 분노와 열망이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있던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에게 관심을 쏟아 부었다. 그걸 계기로 정권교체의 희망이 생겼다. 단순히 당 안에 있다 밖에 있다 가지고 선을 그을 이유가 없다.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
|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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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정권교체가 걸려있다. 경쟁하고 협력하는 더 큰 틀의 생각이 중요하다.
△부모찬스 없는 국민에게 국가가 내집마련과 일자리, 교육, 복지 등에서 국가찬스로 보강해 안전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국가찬스로 묶었다. 시급한 것은 소상공인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내 집 마련을 포기한 무주택자에게 국가가 절반 지분을 투자하는 것이다. 앞으로 일자리와 복지, 교육에서도 국가찬스 공약을 발표할 것이다. 국가찬스와 혁신성장 공약으로 국가 비전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정부가 기금, 특수목적법인 등에 출연하면 시드머니의 3~5배의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 첫해에 7조원 정도를 출자하면 22조원을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이것을 기반으로 MBS(주택담보대출증권)를 발행하면 승수 효과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9억 아파트에 4억5000만원을 투자한다면 5만 가구 정도 지원할 수 있다. 만약 더 싼 가격의 아파트에 지원한다면 가구 수가 늘어난다. 신혼부부를 시작으로 대상을 확대할 것이다.
△모든 집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 요건을 갖춘 주택을 대상으로 충분한 절차를 밟을 것이다. 또 충분한 공급과 병행해서 할 것이다.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시한 주택만 공급해도 양적으로 문제없다. 문제는 이게 숫자만 발표하고 기약이 없다는 데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말로만하는 공급폭탄을 현실화해야 한다. 임대차 3법 폐기를 전제로 무주택자도 주택을 살 수 있는 능력을 국가찬스로 지원하겠다.
△크게 두 가지다. 주택바우처 형태의 지원과 1인 가구를 위한 주택 공급이다. 현재는 원룸, 소형 임대아파트로 획일화 돼 있다. 이를 근본적으로 바꿔서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이 결합된 형태의 공유주택모델 등을 공급해야 한다.
△내로남불이 아니라 공정한 기준으로 할 것이다. 자기 편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가지고 정리할 것이다. 잘못된 정책 등을 해체하자는 것이다. 사람을 징벌하고 악마화하자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청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