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포스트코로나 시대 공무원도 디지털 역량 갖춰야
by김정민 기자
2021.03.12 06:00:00
“교민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코로나19 위기로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여 이곳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하 국가인재원)에 머물던 교민을 환송했던 것이 벌써 1년여 전이다. 국가인재원이 1949년 설립된 후 국가공무원에 대한 교육을 맡아 왔지만 그때처럼 모든 국민들께 널리 알려진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년, 우리는 일상을 넘어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비대면 시대가 현실화되고,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직자들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핵심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공무원이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 중 하나로 디지털리터러시 역량이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이미 2016년부터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역량으로 디지털리터러시를 강조해왔다. 단순히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변화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정보의 홍수 속에 유의미한 데이터를 수집·가공하고 정책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디지털 활용에 필요한 생각 근육을 키워야 한다. 다음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래예측 및 정책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세계사적 흐름과 국내외 상황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예상되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통찰력과 정책적 안목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가치관이 다양해짐에 따라 소통과 공감능력이 조직운영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 특히, 소통과 공감능력은 정책적 측면에서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적극행정을 펼치고 부처 간 협업을 통한 행정혁신을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기본덕목이다.
이러한 핵심역량들을 제대로 키우고 실제 직무 현장에서 그 역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육의 틀을 벗어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즉, 교육내용은 이론 위주에서 현장과 실무중심으로, 교육방법은 일방적인 강의방식에서 토론과 실습 등 교육생 참여형 교육으로 개편해 나가야 한다.
국가인재원은 공무원의 디지털 사고 배양 및 데이터 기반 행정 구현을 위해 모든 교육과정에 교육생이 참여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과를 편성하고, 전문가 양성을 위해 DNA(data, network, AI) 과정과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과정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디지털 리터러시 진단지수를 개발하여 직위별·수준별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고도화하고, 관련 콘텐츠를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 해 미래대응 및 정책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현장과 참여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였다. 우선, 미래예측역량향상과정을 신설하여 미래대응역량을 제고하고, 데이터 기반 문제해결 수업(PBL)을 통해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정책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특히, 정책교육은 실무와 실습 중심으로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
우선, 실제 정책담당자로부터 생생한 정책과정과 함께,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했다. 이후, 핵심쟁점들을 토론하며 정책보고서를 써보고 1:1 피드백을 받음으로써 교육 후 곧바로 정책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공직가치 교육도 현장과 참여 중심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하는 자세를 내재화하고 소통과 공감능력을 갖춘 공직자로 성장하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 그간의 주입식 윤리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이론은 이러닝으로 학습하는 대신, 실제 수업은 게임과 토론, 역할연기로 학습하는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을 통해 교육생들이 자연스럽게 공직가치를 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1949년 3월 21일 국립교육훈련원으로 출범한 이래 72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하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가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많은 도전과 위기가 있겠지만 우리 인재원의 교육이 대한민국 정부의 경쟁력과 국민의 행복을 결정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힘차게 교육을 혁신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박춘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