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재택근무' 공식 인사제도 도입.."제조기반 대기업 최초"

by이소현 기자
2020.11.01 09:00:00

자율·책임 기반 능동적 조직문화 확립
자기 주도형 인재 중심 기업 문화 강화
ICT기업 능가하는 민첩한 회사로..워라밸↑

현대모비스 직원이 자택에서 회사의 원격 업무 시스템을 이용해 화상 회의를 진행하며 재택근무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현대모비스(012330)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발맞춰 지난 2월부터 임시로 시행해온 ‘재택근무제’를 공식 제도화한다. 이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첫 시도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IT(정보기술)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조직문화”를 강조한 이후 ‘애자일(Agile) 조직문화’로의 전환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모비스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스마트워크 환경 기반 재택근무를 이달부터 공식 인사제도로 도입해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자율주행, 전동화, 인포테인먼트 등 미래차 중심으로 빠르게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 온 현대모비스가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를 확립해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고 업무 편의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코로나19 등 특별한 비상경영 상황에서 임시로 운영하고 있지만, 회사의 근무제도 중 하나로 도입한 사례는 드물다. 특히 직원 수 1만명이 넘는 국내 제조업 기반 대기업 중에서는 선례를 찾기 어려운 선제적인 결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부터 본사와 연구소를 중심으로 재택근무제를 시행하며 직원만족도 평가를 하는 등 중장기 근무환경 변화에 힘썼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는 시기에도 재택근무 제도를 지속적으로 시행한 결과 재택근무의 긍정적인 기능을 확인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기존 본사와 연구소 직원뿐만 아니라 지방 사업장의 근무자도 사업장 특수성을 고려해 재택근무 가능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직원들이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을 절약하고 좋은 컨디션 속에서 업무 몰입도가 상승한 것이 주요 추진 배경”이라며 “창의성과 다양성이 중요한 ICT 기업 수준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재택근무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현대모비스 직원들은 재택근무 계획을 사내 시스템에 하루 전에 미리 등록하고, 개인 컴퓨터나 회사가 지급한 노트북을 통해 사내 PC에 원격 접속하는 방식으로 재택근무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 사용 중인 화상회의 시스템과 성과관리 시스템, 협업툴 등 모든 업무 시스템을 집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2001년 업계 최초로 화상회의 시스템을 전사적으로 도입하며 비대면 업무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개선해온 결과다.

현대모비스는 모든 직급의 직원들이 재택근무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재택근무 지침도 배포했다. 관리자 직급에는 재택근무가 쉬는 것이 아닌 일하는 방식 중 한 가지로 명확히 인식하게 하고, 일반 직원들에게는 책임감과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두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택근무를 활용하도록 강조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모비스는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 향상을 위해 거점 오피스 운영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직원들이 자율좌석제로 운영 중인 스마트오피스에서 화상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스마트워크 환경을 확대 구축해 신속한 의사결정은 물론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업무 문화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직원들의 개인 일정에 따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2년 전부터 시행하며 자율적으로 출퇴근 시간을 정하고 있다. PC오프제는 주 52시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직원 스스로 근무 계획을 세우고, 업무가 끝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제도다.

이 밖에도 매일 일하고 싶은 자리를 직접 고르는 자율좌석제와 사내 익명 소통 채널인 ‘디톡스’(D’Talks),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도전 스토리 공모전’ 등을 운영하며 자율적인 업무 수행과 직원 간 소통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에서 매년 실시 중인 조직 문화 진단 평가에서 지난해 대비 긍정 응답률이 1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평가는 현대차그룹 전체 직원이 매년 소속된 조직의 기업 문화를 직접 진단하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