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인국공 사태` 분노한 청년들, 기름 부은 靑·與

by박기주 기자
2020.06.27 07:11:00

인국공 정규직 전환, ‘공정’ 묻는 청년들
''삐라'' 날린 탈북단체 압수수색
안산 유치원 ‘햄버거병’ 발병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번 주 가장 큰 논란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비정규직인 보안검색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 공사에서 직고용하겠다는 발표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 취준생을 비롯한 청년층은 ‘안정적인 직장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준비생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오해가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청년층의 불만은 쉽사리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인국공 정규직 전환 논란 △‘삐라’ 살포 탈북민 단체 압수수색 △안산 유치원 ‘햄버거병’ 발병 등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원들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해당화실에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정규직 전환 관련 기자회견 입장을 막아서고 있다. (사진= 뉴시스)
논란은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발표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달 말까지 비정규직인 보안검색 노동자 등 2143명을 공사 정규직으로 직고용하겠다는 내용이었죠.

특히 여행객 보안검색 노동자 1902명에 대한 논란이 커졌습니다.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공부한 사람은 뭐가 되느냐’고 묻자 다른 사람들이 ‘누가 (공부) 하래? 본인 선택이었지’라고 비아냥거리는 답변하는 출처 불명의 캡처본이 올라오면서입니다.

이러한 채팅 내용은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자극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중 하나죠. 정규직으로 입사할 경우 그 안정성이 크다는 이유 때문일 겁니다. 이 때문에 공사의 입사 경쟁률과 지원생들의 ‘스펙’은 높기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비교적 입사 문턱이 낮은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직원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그것도 공사가 직고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 분노의 포인트였습니다. 이러한 청년층의 분노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도 나타났는데요. 지난 23일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오’라는 제목의 글은 불과 이틀 만에 20만명이 넘었고, 현재 24만명(26일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정치권에서도 “노력하는 청년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며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인식은 청년의 분노의 포인트를 잘 이해하지 못한 듯 했습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용과정의 공정과 관련된 문제 제기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그런데 공정이라고 하는 것은 또 다른 측면에서는 볼 수 있다. 노동시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공정성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황 수석은 “취준생 분들께서 여러 가지 취업 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조금 (예민하게 반응할) 그러실 수 있고”고 청년들의 분노를 폄하하기도 했죠. 여기에 일부 여당 인사들은 갈등의 원인을 ‘언론의 가짜뉴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에 대해선 공정한 기회를 받고 싶다’는 것이 청년층 목소리의 핵심인데,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공정성이나 취준생의 취업 사정을 언급하는 등 동떨어진 말로 핵심을 빗겨갔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한 시민단체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이러한 결정을 발표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차별 행위를 했다며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논란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부디 정부에서는 청년층이 어떤 대목에서 분노하고 있는 것인지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내리길 바랄 뿐입니다.

경찰이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박상학의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에 경찰이 압수물품 박스를 들고 들어가고 있다. (사진= 뉴시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삐라(대북전단)’가 큰 이슈가 됐습니다. 북한 측에서 자신들을 자극하는 핵심 요소로 삐라를 지목하면서 인데요. 통일부와 경기도 등 지자체는 삐라 살포가 남북 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긴강을 고조한다며 이를 적극 막으려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탈북단체가 일을 벌였습니다. 지난 23일 오전 10시께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서 2∼3m 크기의 대북전단 살포용 비닐 풍선이 발견된 것입니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전날 밤 경기 파주에서 50만장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50만장 삐라 살포가 정황상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허위 사실로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주민들의 생명·안전을 위협한데 대해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정부는 강경 대응 기조를 바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경찰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동생 박정오씨가 이끄는 탈북단체 ‘큰샘’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죠. 이들 형제의 신체와 차량에 대한 압색도 이뤄져 휴대전화와 PC 등을 압수했죠.

이에 대해 박상학 대표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는 “김정은, 김여정에게는 구걸하면서 우리 국민에게는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자는 일이냐”고 반문하며 “김정은 폭정에 의한 인민의 죽음이 이어지는 한 사랑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대북전단을 계속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기 안산시 소재 A유치원에서 지난 16일부터 식중독 증상 어린이가 99명까지 늘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안산에서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어린이와 교사 등이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인 것입니다.

앞서 A유치원에서는 유치원생 184명 중 절반이 넘는 100명이 식중독균 의심 증상을 보였습니다. 특히 일부 원생은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증세를 보여 중환자실로 옮겨졌는데요. 신장 등 기능이 나빠진 5명은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장출혈성대장군감염증(햄버거병)은 신장이 불순물을 걸러내지 못하면서 몸에 쌓이면서 발생하고 단기간에 신장 기능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멸균되지 않은 우유나 제대로 익지 않은 소고기나 오염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도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 집단 식중독 사태에 대해 “원인을 면밀히 조사해서 환자 치료를 포함한 관련 조치들을 철저히 이행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 급식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집단 급식소가 설치된 전국 유치원, 어린이집에 대해 관계 부처는 조속히 전수 점검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며 “단순한 행정 처리 수준을 넘어서 가족을 보살피는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위생점검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도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