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조+α 역대급 코로나 추경…“경기부양” Vs “나라빚 눈덩이”

by최훈길 기자
2020.04.27 04:50:00

발표된 1~3차 추경 합산 34.6조 ‘역대 최대’
6월초 추가 발표 포함하면 40조 넘을 전망
전방위 재정 투입, 홍남기 “빠른 내수 회복”
나랏빚 815조 돌파, 野 “빚더미 추경 우려”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올해 3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가 35조원을 넘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는 대규모 재정 지원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기부양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야당은 미래세대 부담인 나랏빚이 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추경 통과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부가 발표한 1~3차 추경 규모를 합산한 결과 34조6000억원에 달했다. 6월 초 발표되는 3차 추경이 20조원을 넘으면 총 40조원 이상이 된다. 이는 이명박정부 때인 지난 2009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된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국회 통과 기준 28조4000억원)을 넘는 규모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17일 코로나19 방역 대응 등을 포함한 11조7000억원의 1차 추경을 처리했다. 전 국민에게 가구당 최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2차 추경(정부안 기준 11조2000억원)은 국회에 제출된 상황이다. 당·정·청은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해 내달 4일부터 지급할 계획이다.

6월 초 발표되는 3차 추경은 △고용안정 △세입경정 △금융안정 △경기진작 방안 등 최소 11조7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기재부가 관계부처와 검토 중인 세입경정, 금융안정, 경기진작 방안 규모를 고려하면 3차 추경만 20조원을 넘을 수 있다.

고용안정 특별대책은 위기에 처한 실업자 등 286만명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이 대책의 재원 9조3000억원을 추경, 8000억원을 예비비 등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최소 2조4000억원 이상의 세입경정도 포함된다. 세입경정은 경기부진 등으로 세입이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될 때 국채 발행 등으로 세수 부족분을 메우는 것이다. 세입경정을 해야 올해 예정됐던 정책 사업을 중단 없이 추진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1차 추경안에 3조2000억원의 세입경정분을 넣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8000억원만 반영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 선례, 종합소득세 신고 마감(6월1일) 등을 보고 세입경정 규모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에 12조3000억원(1차 추경 6조8000억원, 2차 추경 5조5000억원) △금융위기 때인 2009년에 11조2000억원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 때인 2015년에 5조6000억원의 세입경정(정부안 기준)을 편성했다.



금융안정, 경기진작 방안에도 최소 수조원의 추경 재원이 투입된다. 금융안정 대책에는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금융 안정화 프로그램 및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금융보강 관련 재정 지원이 포함된다. 경기진작 방안에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활성화 대책이 담긴다.

기재부 관계자는 “3차 추경에 올해 시급히 추진돼야 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을 넣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리는 첫 ‘경제 중대본(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 방향, 범부처 기획단 구성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24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의 연례협의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조기에 마무리될 경우 내수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V(브이)자 경기반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차 추경(7조6000억원 기준)으로 올해 성장률이 0.097~0.114%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곧 빚잔치라도 하려는 건가”라며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지출에 반발했다. 국가채무(중앙·지방정부)는 815조5000억원(1차 추경 기준)으로 문재인정부 출범 때인 2017년(660조2000억원)보다 3년 새 155조3000억원 불어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2018년 기준)는 40%로 관련 집계를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국가 중 4위로 낮다. 반면 2001~2018년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11.1%로 OECD 36개국 중 여섯 번째로 가파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자영업, 기업에 재정 지원이 필요하지만 미래 세대에게 수백조원의 빚더미를 넘겨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올해 1~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역대 최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34조6000억원은 정부가 현재까지 발표한 금액을 합산한 것이다. 향후 세입경정, 금융지원, 한국판 뉴딜 규모가 발표되면 올해 3차례 추경 규모가 4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자료=기획재정부,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국가채무(중앙정부+지방정부)가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 660조원에서 매년 증가해 차기정부 때인 2023년에 106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017~2019년은 결산 기준, 2020년은 1차 추경 기준, 2021~2023년은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 기준. 괄호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단위=조원 [자료=기획재정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3%로 하향조정했다. 우리나라는 -1.2%로 마이너스 전망을 기록했지만 미국이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단위=% [자료=I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