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도 유료멤버십 시대…객단가 높여라

by송주오 기자
2019.08.02 05:22:00

요기요, 유료멤버십 서비스 '슈퍼클럽' 론칭
월 9900원 내면 10회까지 3000원 자동할인
유료멤버십 고객 객단가, 일반 고객 대비 높아
배달앱 수수료 불만도 유료멤버십 도입 결정에 영향

배달앱 요기요가 업계 최초로 유료멤버십 서비스 ‘슈퍼클럽’을 론칭했다.(사진=요기요)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이베이와 쿠팡 등 대형 인터넷 쇼핑몰이 주도하는 유료 회원제 배달 서비스에 ‘요기요’ 등 배달앱이 도전장을 던졌다. 편의점 업계도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료멤버십 서비스는 매달 일정금액을 지급하면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받는다. 배달앱 입장에서는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일반 고객 대비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 그동안은 오픈마켓 중심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배달 업계가 자사 플랫폼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중 하나로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요기요는 배달업계 최초로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을 론칭했다. 이 서비스는 월 9900원을 내면 매달 10회까지 3000원의 자동 할인을 제공한다. 기존 할인쿠폰과 중복으로 적용할 수 있어 할인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요기요는 고객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최근 한 시장조사 전문기업 조사 결과, 월평균 10회 이상 배달앱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중이 전체 12.9%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8.2%)과 비교하면 4.7%포인트(p) 상승했다. 배달앱 사용이 늘면서 할인 혜택을 받으려는 고객들도 증가할 것이란 게 요기요의 판단이다.

편의점 업계도 유료멤버십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편의점 GS25는 최근 ‘카페25블랙’을 내놓았다. 이 서비스는 카페25 아이스아메리카노를 10잔에서 30잔까지 최대 51% 할인된 금액에 제공한다. GS25는 운영 결과를 분석해 다양한 유료멤버십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유료멤버십 서비스는 유통업계 전반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7년 4월 옥션·G마켓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일클럽’을 도입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로 연회비 3만원을 내면 포인트 3만7000점을 받고, 할인과 무료배송 혜택, 하루 50개 이상의 전용상품 등을 제공한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로켓와우클럽’(월 2900원)을 론칭하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티몬은 지난해 4월부터 ‘슈퍼세이브’(월 5000원)를 운영하고 있다.

GS25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선보인 유료멤버십 ‘카페25블랙’.(사진=GS리테일)
유료멤버십 서비스의 확산은 충성고객 확보와 매출 상승 때문이다.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탓에 일반 고객 대비 서비스 이용횟수와 구매금액에서 차이를 보인다. 티몬에 따르면 슈퍼세이브 고객의 구매 횟수가 일본 고객 대비 3배가량 더 많았다.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 수가 작년 말 기준 1억1000만명이며, 이들의 구매액은 비회원보다 두 배가량 높다. 월 2회 이상 구매하는 비중도 ‘프라임’ 회원은 78%인데 반해 비회원은 20%에 그쳤다. 유료멤버십 고객이 많을수록 기업의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요기요의 경우는 환경적인 제약도 작동했다. 배달앱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매출 시스템인 수수료를 인상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점주들의 수수료 불만이 높아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조사한 ‘배달앱 가맹점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수수료 적정도에 점주들은 38.9점을 줬다. 100점 만점인 것을 고려하면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준 것이다. 유료멤버십 서비스는 점주들의 불만을 사지 않으면서 동시에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최적의 카드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멤버십 서비스는 충성고객 확보와 객단가 상승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전략”이라며 “다만 최근에 관련 서비스가 늘어난 만큼 앞으로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