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의 힘…수출기업 업황 BSI 11개월來 최고

by김정현 기자
2019.05.29 06:00:00

한국은행,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발표
제조업 업황 BSI 1p 상승..수출기업은 2p 올라
부동산 경기 부진에 비제조업 업황 BSI는 하락

사진=AFP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원·달러 환율 급등에 국내 수출기업들의 심리가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재발과 1분기 역성장 우려에 원화 가치가 대폭 하락했는데, 수출업체에는 득이 됐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달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6으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월(67)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6월(80)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작성된다. 기준치 100을 넘어설 경우 긍정적인 응답을 한 업체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100 이하면 그 반대다. 한은은 이번달 BSI를 위해 지난 14~21일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수출기업의 업황 BSI가 비교적 큰 폭 상승하며 전체 제조업 BSI를 끌어올렸다. 이번달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한 83이었다. 이 역시 지난해 6월(8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덕을 봤다는 평가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간 덕에 수출기업과 수출업체가 포함된 제조업의 업황이 호전됐다는 것이다.

세부업종별로 보면 수출기업이 상당수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의 업황 BS(81)I가 전달 대비 9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라 수출여건이 개선됐고 휴대폰 수요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기업 비중이 높은 대기업의 업황 BSI도 전달 대비 1포인트 상승한 82를 나타냈다.

한편 이번달 비제조업의 업황 BSI(71)는 오히려 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월(70) 이후 가장 낮았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 등으로 부동산업과 건설업의 기업 심리가 부진했다. 이번달 부동산업 업황 BSI는 61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내렸다. 건설업 업황 BSI는 3포인트 하락했다.

경기가 부진해 광고대행업과 건설업 수요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대행업이 포함된 전문·과학·기술업의 업황 BSI(69)도 11포인트 급락했다.

제조업 업황 BSI가 상승했지만 비제조업 업황 BSI가 더 큰 폭 하락하면서 전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내렸다. 지난 3월(73)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번달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산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3.7포인트 하락한 91.6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ESI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한 91.7이었다.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