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큰 꿈…"원스톱 프랜차이즈 사관학교 세울 것"

by강신우 기자
2018.12.14 06:00:00

더본코리아 IPO 이후 '플랫폼社' 창립 목표
창업 준비생 대상 '실전요리학원' 설립 계획
대학 시절 호프집 일하며 사업가 자질 키워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외식 산업 바꿀 것"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더본코리아)
[대담=이데일리 최은영 부장·정리=강신우 기자] “지금까지는 없었던 ‘프랜차이즈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백종원(52) 더본코리아 대표의 최종 목표는 일명 ‘프랜차이즈 사관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노하우가 없는 외식업자들에게 단계별로 교육을 제공함과 동시에 식자재공급, 마케팅 노하우 등을 전수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으로, ‘창업 교육’에 방점이 찍혔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요리 탐구가’ ‘요리 전도사’ ‘인기 방송인’ 등 여러 별칭이 따라붙는 백종원 대표. 그는 교육자 집안 출신이다. 백 대표의 아버지 백승탁씨는 충남도 교육감을 지냈다. 조부인 고(故) 백창현씨는 예덕학원 창립자다. 학원 산하에는 예산 고등학교와 예산예화 여자 고등학교가 있다. 자연스레 집안에서는 백 대표가 교육자가 돼 사학재단을 이어가길 원했지만 그는 외식 사업가라는 다른 길을 택했다.

우연이었을까. 외식 사업가 백 대표의 큰 그림은 ‘프랜차이즈 사관학교’를 만드는 데 있다. 그는 “외식업은 첫 시작이 힘들다. 선투자가 많이 돼야 하고 직원을 여럿 두면 음식 값은 올라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고 결국 오래가지 못 한다”며 “내후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하고 나면 이후 ‘플랫폼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많다고 했다. 주입식 교육과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나와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이 커, 정작 자신이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모른 채 살아간다고 했다.

그는 “외식학과가 있는 대학을 졸업해 취업하는 이들에게는 환상이 있다. 호텔에서 꼭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경험하고 나면 ‘아, 이건 아니구나’하고 느끼게 된다”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 정도 사회생활을 한 후 필요하면 대학을 나오는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을 위한 공부, 그것은 한참 직업을 탐구해야 할 고등학생들에게는 그저 ‘허비되는 시간’일 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백 대표는 “외식업을 시작할 때 너무 준비 없이 하는 것 아니냐고 하니까 다들 그러면 어디서 준비해야 하느냐고 되묻더라”며 “그래서 실전요리학원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외식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대용량으로 요리 연습을 할 수 있도록 3개월 준비 코스를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더본코리아)
백 대표가 외식 사업에 관심 갖게 된 계기도 특별하다. 그는 “대학교 1학년 때 대단지 아파트 내에 있는 맥줏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의문이 생기더라. ‘호프집에서 치킨을 파는데, 아파트 동 호수마다 배달을 해주면 잘 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단을 돌렸더니 치킨 주문 전화가 불티나게 왔다”고 말했다.

이후 그 가게를 인수했는데 당시 돈 몇 백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호프집인데 튀김기가 다섯 대나 있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간파하고 곧바로 실행에 옮기자 돈이 따라 붙었다. ‘트렌드를 읽는 능력’과 ‘실행력’. 그것이 지금의 백종원을 만든 원동력이다.

백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건설업에도 뛰어들었지만 이후 외식업에 더 애착을 갖게 됐다. 아르바이트 시절 호프집을 인수하며 외식업을 운영한 경험을 제대로 살리고 싶다는 의지, 그때 그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겠다’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쌈밥집이다. 처음에는 쌈밥 1인분에 4500원, 고기 1인분 4500원으로 2인이 오면 1만8000원을 받았다. 가성비가 떨어졌다. 그래서 쌈과 삼겹살을 포함해 6000원에 팔기 시작했다. 고객 입장에서 ‘가성비’를 갖추자 곧바로 매출로 이어졌고 이는 이후 더본코리아 법인을 설립하는 토대가 됐다.

백 대표는 “우리의 색깔은 ‘가성비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라며 “회사가 조금 컸다고 비싼 음식 팔고 하는 행동은 안 할 것”이라고 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 ‘어떻게 하면 더 잘 팔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백 대표는 분명히 이윤을 좇는 사업가다. 그러나 외식업을 하면서의 경험과 실패, 그리고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방송을 통해 전하며 “사명감이 생겼다”고 했다.

백 대표는 “욕을 많이 먹는다. 방송을 통해 같은 자영업자끼리 민낯을 보여야 하느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식당을 운영하며 겪는 어려움을 자꾸 보이니 ‘외식업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구나’ 사람들이 이해하기 시작하더라. 방송으로 상권이 살아났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966년 충남 예산 출생 △연세대 사회복지학 △1993년 논현동 ‘원조쌈밥집’ 개점 △1994년 더본코리아 법인 설립 △1998년 한신포차 개점 △2005년 새마을식당 개점 △2005년 더본차이나 대표이사 △2006년 홍콩반점0410 개점 △2006년 빽다방 개점 △2015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 후 ‘집밥 백선생’ ‘한식대첩’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골목식당’ 등 다수 방송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