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효과' 기대가 살아났다…소비자심리 3년만에 최고

by경계영 기자
2017.05.26 06:00:00

5월 소비자심리지수, 세월호 직전 수준
상승 폭도 금융위기 이후 최대…전망 밝아져

자료=한국은행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소비자 심리를 살렸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소비자심리지수는 3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서며 문재인정부 출범에 기대를 한껏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달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0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인 2014년 4월 108.4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넉 달 연속 오른 지수는 한 달 새 상승 폭이 6.8포인트로 2009년 8월(7.5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지난 2003년 이후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하고, 그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가장 큰 변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었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전국 2200가구를 대상으로 대선이 치러진 이후인 12~19일 진행됐다.

박상우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그간 대통령 탄핵 등으로 소비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가 지난 2월부터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안정감과 함께 기대도 커졌다”며 “최근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간 것도 일부 영향 줬을 것”이라고 봤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향후경기전망CSI(111)와 생활형편전망CSI(103)가 각각 22포인트, 5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2009년 4월(33포인트↑), 2009년 8월(5포인트↑) 이후 최대 폭으로 지금과 비교했을 때 6개월 후 경기 혹은 생활형편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절대 수준도 각각 2010년 7월(111) 이후, 2010년 11월(103) 이후 7년여 만의 최고치다.

현재경기판단CSI(82)와 현재생활형편CSI(92)는 각각 13포인트, 2포인트 오르며 지금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한 시각도 한층 밝아졌다.

특히 가장 긍정적 전망이 반영된 분야는 일자리였다. 취업기회전망CSI는 113으로 월별 조사가 시작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 상승 폭도 무려 27포인트로 역대 가장 컸다. 그만큼 6개월 후 취업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해졌다는 의미다.

임금수준전망CSI는 7포인트 상승한 120으로 조사됐다. 그 수치나 상승 폭 모두 통계 편제 이래 최고·최대 기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을 만들 정도로 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놓고 노력하는 부분이 지표로도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기대가 실제 소비자의 지갑을 열리게 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06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서다. 박 팀장은 “경기가 좋아지면 취업과 소득 증가, 소비로 선순환되는 구조”라면서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있지만 선순환 구조가 현실화하기까지 지켜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물가는 상승 폭이 둔해질 것으로 점쳐졌다. 이번달 물가수준전망CSI는 137로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5%로 한 달 새 0.1%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