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원다연 기자
2017.05.12 05:30:00
사업 절차 간소화, 투명성 높아지는 것은 장점
신탁계약 해지 어렵고, 신탁수수료 따져봐야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올 연말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서울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도입이 시작된 신탁사 주도 방식의 재건축 사업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시작으로 여의도 수정아파트, 공작아파트 등 여의도에서 시작된 신탁 재건축 바람이 서초구 신반포2차, 강동구 삼익그린맨션2차 등 강남권을 넘어 부산 등 지방에까지 불고 있다. 사업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부각돼 있지만 신탁사 수수료 등 추가 부담에 대해 따져볼 점도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신탁 방식 재건축은 주민들이 구분소유자 75% 이상의 동의와 토지면적의 3분의 1 이상을 신탁하는 신탁사를 지정하면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로써 사업비 조달에서부터 분양까지 재건축 사업 전반을 대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해 3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신탁사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단독 시행사로 참여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처음 도입됐다.
이 방식의 재건축 사업이 빠르게 확산한 데에는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빠른 사업 속도가 부각된 영향이 크다. 일반 조합 방식의 재건축 사업은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과 조합설립·인가 과정을 거쳐 사업시행인가, 시공사 선정, 관리처분인가 등의 사업 단계를 밟아나가게 된다. 그러나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면 추진위 구성과 조합 인가 단계를 생략해 절차가 간소해진다.
신탁사에 사업 전반을 맡겨 조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서울시와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간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대해 실태점검을 나선 결과 8개 조합에서만 모두 124건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될 만큼 재건축 사업 단지에서 조합 비리는 끊이지 않는다. 반면 신탁사는 자금 관리 등에 대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관리·감독을 받고 모든 과정을 공개해야 해 기존 방식보다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