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우려는 없다"...후끈 달아오른 분양시장

by양희동 기자
2016.06.04 05:30:00

올해 1순위 청약 경쟁률 12.7대 1
강남 재건축부터 신도시까지 들썩
"가성비 좋은 지역에 실수요자 몰려"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아파트 분양시장이 청약 열기로 뜨겁다. 웬만한 지역에선 분양만 하면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1를 기록하기 일쑤다. 공급 과잉 논란과 집단대출(중도금 대출) 규제 가능성 등으로 관망세가 이어졌던 올해 초와는 상황이 딴판이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의 청약 성공 이후 살아난 투자 심리가 봄 성수기와 맞물리면서 열기를 내뿜는 모습이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에서 분양된 신규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7대 1로 집계됐다. 이는 한 해 50만 가구 이상이 공급되며 역대 최대 분양 물량을 쏟아냈던 지난해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10.9대 1)을 뛰어넘는 수치다.

주목할 점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 투자 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물론 수도권 신도시나 비강남권 재개발·재건축 단지 등 실수요자 위주 분양 단지까지 평균 청약경쟁률이 수십 대 1로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대거 내 집 마련을 위해 청약에 나서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운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와 학군 등 입지 조건이 양호한 비강남권에서 분양되는 단지에는 어김없이 실수요자들이 1순위 청약통장을 꺼내고 있다.



실제 지난달 27일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진건’ 아파트의 경우 1순위에 1만 4000여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이 지역 역대 최고 경쟁률(16.3대 1)로 전 가구 마감됐다. 또 같은날 롯데건설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선보인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8.4대 1의 경쟁률로 전 가구 마감됐다. 이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로 화제를 모았던 ‘신반포 자이’(37.79대 1)나 ‘래미안 블레스티지’(33.63대 1)을 뛰어넘는 올해 서울 최고 1순위 청약 경쟁률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입지 대비 가격이 합리적인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지역에 청약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며 “분양 열기 속에서도 ‘돈 되는 곳’에만 수요가 쏠리는 청약 양극화가 뚜렷한 만큼 내집 마련 수요자들의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