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①삼성SDI, 실적·기술 두마리 토끼 잡는다

by장종원 기자
2015.02.17 01:00:01

제일모직과 합병.. 소재·에너지 토탈솔루션 기업 재탄생
조남성 단독대표 체제.. 거래선 다변화 추진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삼성SDI(006400)는 지난해 7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글로벌 소재·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삼성SDI의 배터리 등 에너지 부문 제조 역량에 제일모직의 소재부문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시장을 석권할 토대가 마련돼서다.

삼성SDI 대표이사 조남성 사장
삼성SDI는 곧바로 목표 달성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합병 당시 삼성SDI의 에너지솔루션부문과 제일모직의 소재부문으로 나눠 각자 대표체제를 유지하던 것을 6개월만에 통합했다. 조남성 단독 대표이사 체제도 구축했다.

합병으로 몸집이 커진 만큼 군살 빼기에도 돌입했다. PDP 및 태양광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주력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이 신년사에서 “2015년을 초일류 소재·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자”고 선언한 것은 재도약을 위한 채비를 어느 정도 갖췄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효과는 올해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게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제일모직이 보유한 분리막을 비롯해 다양한 소재 요소 기술은 미래 먹거리로 각광 받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중대형 2차 전지)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지금까지 소재 기술은 일본업체들이 독식하고 있었다.

실제로 삼성SDI는 지난달 열린 2015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가해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케미칼사업부와 함께 전시장을 꾸며 자동차용 배터리 뿐만 아니라 무도장 메탈릭 등 첨단 소재 제품을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삼성SDI는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삼성SDI는 리튬이온 2차 전지 시장에서는 지난해를 포함해 5년째 시장 점유율 1위가 확실시되며 성장세가 가파른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도 지난해 시장 점유율 23.6%(2차전지 전문조사기관 B3 조사)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시장의 부정적 시선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실적 개선 기대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리튬이온 ESS 및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충분히 성장해 수익성을 담보할때까지 케미컬이나 전자재료부문이 지탱해 줄수 있는 것이다.



시장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기대감만 있고 실적 뒷받침이 안되는 대표적인 회사로 낙인 찍혔지만 통합효과로 실적개선이 가시화되면서 투자자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삼성SDI의 소형전지와 전자재료부문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진과, TV와 반도체 사업의 호황이라는 다른 업황의 영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올해는 갤럭시S6의 출시로 소형전지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

삼성SDI는 최근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소형전지 시장은 전년비 8% 성장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물량이 늘어나며 확대될 것으로 평가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지난 4분기 메이저 기업의 물량 증가 혜택을 입어, 수주도 애초 계획 대비 초과된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저장장치(ESS)사업의 경우 올해는 전력용 및 가정용 중심 시장의 성장으로 수요가 2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TV 물량 증가에 따른 편광필름 판매가 늘면서 전자재료부문의 성장도 기대한다. 지목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편광필름은 TV용 대형 제품의 판매 호조로 수익성 개선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면서 “OLED 소재 역시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 이후 점진적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국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및 ESS 공장을 설립하고 BMW 및 크라이슬러 등 글로벌 협력이 가속화되는 것도 점차 삼성전자의 의존도를 낮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