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2.05.25 05:11:40
몬티 총리 발언에 막판 `뒷심`..나스닥만 약보합
페이스북, 공매도 우려속 이틀째 강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로존 지표가 부진했고 미국쪽 경제지표도 호조를 보이지 못했지만,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덕이었다. 막판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의 유로본드 도입 낙관론도 힘을 실었다.
2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33.60포인트, 0.27% 오른 1만2529.7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82포인트, 0.14% 뛴 1320.68로 마쳤다. 다만 나스닥지수만 홀로 전일대비 10.74포인트, 0.38% 낮은 2839.38을 기록했다.
이날 EU 특별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실망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개장전 공개된 유로존의 제조업-서비스업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5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독일 기업신뢰지수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시장심리를 약화시켰다.
이후 나온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재차 감소세를 보이며 고용 회복세를 확인시켰지만, 내구재 주문은 증가하긴 했지만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부진함을 보였다. 또 마킷사가 처음으로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석 달만에 가장 부진했다.
그러나 저가 매수세가 막판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특히 장 막판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연합(EU) 국가들 가운데 과반수가 유로본드 도입에 찬성하는 만큼 조만간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 것이 힘이 됐다.
전날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한 페이스북은 이날도 공매도 물량 출회에 대한 부담속에서도 2.0% 상승해 주가도 33달러대 회복을 눈앞에 두게 됐다. 전날 장 마감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휴렛-패커드(HP)도 3.04% 상승했다. 코스트코 역시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등에 업고 1.12% 올랐다.
반면 컴퓨터 스토리지와 데이터관리업체인 넷앱은 유로존 불확실성에 의해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경고한데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탓에 12.51% 급락했다. 티파니 역시 경기 부진 덕에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7% 이상 추락했다.
◇ JP모간 "ECB, 금리인하-장기대출 재개"
JP모간체이스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계속되는 유로존 경기 침체로 인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중단한 3년만기 장기대출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그렉 푸제시 JP모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에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ECB도 추가로 통화완화정책을 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조치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3년만기 장기대출 입찰을 재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날 나온 유로존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더 악화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ECB로서도 이미 경기 부양을 위해 충분히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할 순 있겠지만, 추가로 통화완화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더 크게 느낄 것"이라고 점쳤다.
이같은 추가 부양조치의 실시 시기에 대해서는 "현재의 단기 유동성조치를 7월 이후로 확대하기 위해 6월부터 움직일 것"이라며 7월에 있을 금리 결정회의에서 1년 장기 리파이낸싱 시장조작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美 은행권, 1Q 순익 23% 증가..`5년 최대`
올 1분기에 미국 은행들의 순이익이 전년대비 23%나 증가하며 최근 5년여만에 가장 큰 규모의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은행권 대출규모는 오히려 소폭 줄어들었다.
이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전국 7307곳의 은행과 저축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을 집계한 결과, 353억달러를 기록해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순이익이 66억달러, 22.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저축은행들보다는 은행들이 주도한 것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부실여신이 줄어든 덕에 부실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액이 줄어든데다 비이자수익도 증가한 덕으로 풀이된다. 실제 1분기중 대손충당금은 전년동기대비 31.6%, 66억달러 줄어들었다. 매출액 역시 증가세를 보였고, 대출에 따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3억달러, 132.4%나 급증한 것이 힘이 됐다.
그러나 전체적인 대출활동은 오히려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중 은행권의 대출규모는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0.8% 줄었다. 다만 대출잔고는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해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 등 일부 계절적 감소요인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 `비둘기파` 더들리도 "연준, 추가부양 없을듯"
연방준비제도(Fed)내 대표적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윌리엄 C.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현재로서는 추가 부양조치가 없을 것 같다며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이날 더들리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볼때 지금처럼 미국 경제가 개선세를 이어간다면 부양을 위해 추가로 통화정책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애둘러 3차 양적완화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데 대해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긴 것이 변화라면 변화"라며 "그동안 추가 부양이 필요한 근거로 미국이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으로 갈 것이라는 우려를 염두에 뒀는데, 지금은 그런 우려를 낮추게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더들리 총재는 향후 미국 경제나 일자리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게 될 경우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은채 "만약 유로존 사태나 미국의 재정지출 급감으로 인해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강화된다면 추가 통화정책을 생각해야할 것 같다"고만 말했다.
◇ 美 실업수당 호조..제조지표는 부진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다시 소폭 감소했다. 시장 예상에도 부합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7만건으로 전주의 37만2000건에서 다소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37만건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다만 2주일전 건수는 종전 37만건에서 2000건 소폭 상향 조정됐다.
다만 변동성을 줄인 4주일 이동평균 건수도 37만건으로, 전주의 37만5500건보다 줄었다. 이는 최근 한 달 보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는 건수는 326만000건으로, 전주의 328만9000건보다 줄었지만, 시장 예상치인 325만건보다는 높았다.
반면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미국의 내구재주문이 전월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3월의 3.7% 감소에서 급반전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였던 0.5% 증가에는 못미쳤다. 다만 3월 증감율은 종전 3.9% 감소에서 3.7%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변동성이 큰 항공기와 자동차 등 운송부문을 제외한 핵심(코어) 자본재주문은 전월대비 0.6%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0.9% 증가에 크게 못미쳤다. 다만 3월의 0.8% 감소보다는 다소 개선됐다.
아울러 영국의 권위있는 시장 조사기관인 마킷사가 첫 발표한 미국 제조업 경기지표가 부진했다. 마킷사는 5월중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3.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의 56.0보다 낮아져 최근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 민간경제-기업심리 `위축`..암울한 유로존 경제
유로존 경제가 암울한 모습이다. 민간경제 활동은 현저하게 위축되고 있고 기업의 경기 기대심리도 악화되고 있다.
이날 민간조사업체 마킷이코노믹스는 이달중 유로존 17개국의 제조업-서비스업 복합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5.9로, 4월의 46.7보다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특히 시장 예상치인 46.5보다 낮았고, 지난 2009년 중반 이후 무려 3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유로존 PMI는 앞서 1월에 5개월만에 처음으로 경기 확장 기준치인 50선을 넘었다가 넉 달 연속으로 기준치 아래에서 맴돌았다.
아울러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도 기업들의 경기 기대감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독일 통계당국은 4월중 기업신뢰지수가 106.9를 기록, 앞선 3월의 109.9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표된 영국의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도 전기대비 0.3%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는 예비치인 -0.2%에서 소폭 하향 조정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