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왜 생기는 걸까? 在美 한국 과학자가 일부 밝혀

by조선일보 기자
2006.07.20 07:53:16

록펠러大 김용·그린가드팀, 뇌세포 생성 새 메커니즘 규명

[조선일보 제공] 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가 노벨상 수상자와 함께 ‘뇌세포의 생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내 치매처럼 뇌세포가 손상돼 일어나는 질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 록펠러대의 김용(金龍·36·사진) 박사와 2000년 노벨상 수상자인 폴 그린가드 교수 연구팀은 ‘네이처’ 17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된 논문에서 “뇌세포 핵 주변으로 가지처럼 나있는 수상돌기(樹狀突起)의 가시구조(spine)가 ‘WAVE1’이라는 단백질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뇌세포의 신호 전달은 동아줄처럼 늘어진 축삭세포(axon)와 가지 모양의 수상돌기로 구성되는 시냅스에서 이뤄지는데, 특히 수상돌기의 가시구조가 시냅스의 형성과 변화를 이해하는 핵심 구조로 연구되고 있다.



김 박사는 “쥐 세포에서 WAVE1에 인산(燐酸)이 달라붙거나 떨어짐에 따라 수상돌기의 가시구조 형성이 억제 또는 촉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즉 WAVE1에 인산이 달라붙으면 가시구조의 뼈대가 되는 단백질 합성이 억제되고, 반대로 뇌세포가 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에 의해 활성화되면 인산 결합이 억제되고 가시구조가 만들어진다.

김 박사는 “생화학과 세포 생물학적 분석에 기반을 둔 아주 기초적인 연구결과”라며 “치매나 마약 중독, 정신분열증과 같은 뇌세포 손상으로 인한 질환의 발생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김 박사는 1999년 포항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록펠러대 분자세포신경과학연구실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논문의 대표저자는 뇌세포 신호 전달 과정에서 도파민의 역할을 밝힌 공로로 2000년 노벨상을 수상한 폴 그린가드 교수이며, 록펠러대의 성지영·이고운·안정혁 박사와 포항공대의 류성호·박종배 박사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