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차, 낮은 소비자 신뢰도 `망신`

by이태호 기자
2004.11.10 07:48:58

일본차, `최고 신뢰도` 부문 휩쓸어

[edaily 이태호기자] 한때 우수한 성능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누볐던 유럽 자동차들이 최근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하며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미국 소비자잡지 컨수머리포트(Consumer Report)에 따르면 2005년 자동차 `최고 신뢰도(most reliable)` 부문에 유럽차는 한대도 끼지 못했다. 반면 `최악의 신뢰도(least reliable)`부문에는 유럽차들이 대거 이름을 올려 망신을 샀다. BMW 5시리즈와 7시리즈, 메르세데스 S클래스와 E클래스, 재규어 X-타입과 S-타입, 사브 9-3, 폴크스바겐 제타, 골프, 뉴비틀 등이 평균 이하의 점수를 얻은 것. 반면 일본 자동차들은 `최고 신뢰도` 부문을 휩쓸어 대조를 보였다. `최고 신뢰도`로 평가받은 32종의 자동차 중 29종이 일본 자동차였으며 아발론, 캠리, 하이랜더, RAV4 등 도요타 제품이 특히 높게 평가됐다. 미국차는 유럽차보다 나은 평을 받긴 했으나 `최고 신뢰도` 점수를 얻은 차종은 뷰익레갈과 폰티악그랜드프릭스 등 2대에 불과했다. 반면 허머H2, 시보레아스트로벤, 링컨네비게이터 SUV, 크라이슬러 세브링컨버터블 등은 최악의 신뢰도를 얻었다. 신문은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온 유럽 자동차에 대한 평가가 최근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데는 전자기기 결함 등 복합적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컨수머유니온(CU)에서 자동차테스트를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 챔피온은 "유럽 차들은 전자기기 부품이 많아 잦은 고장을 일으키게 된다"며 "이같은 문제점들은 결과적으로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시장에서 유럽차들의 매출은 감소 추세다. 10월 한달동안 메르세데스-벤츠의 총 매출액은 1.6% 하락했다. 폴크스바겐 역시 자사 브랜드 챠량 매출액이 15%나 급락했다. BMW는 X3의 출시로 전체 매출액은 8% 상승했으나 5시리즈와 7시리즈 매출은 각각 5%와 19% 줄어들었다. 반면 도요타의 렉서스는 매출이 12%나 늘면서 유럽차들과 대조를 이뤘다. 한편 JD파워앤어소시에이츠의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유럽차에 대한 평가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