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중국 인터넷 검열에 협조 의혹

by피용익 기자
2004.09.25 15:30:01

[edaily 피용익기자] 구글이 최근 중국에서 시작한 구글뉴스 서비스에 중국 정부가 금지한 사이트가 검색되지 않아 구글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에 협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AP통신은 중국판 구글뉴스 사이트에는 당국이 금지 사이트로 지정한 웹사이트의 검색 결과가 디스플레이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구글이 "악한 짓은 하지 않겠다(Do no evil)"는 약속을 저버리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조사기관인 다이나믹인터넷테크놀로지가 최근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구글은 중국 정부가 금지한 웹사이트를 검색 결과에 표시하지 않고 있다.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이같은 현상은 중국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때만 일어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이나믹의 빌 지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정부는 인터넷상에서 너무도 많은 것을 통제하고 있다"며 "중국 네티즌들은 구글이 웹상의 모든 것을 검색해준다고 믿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는 2년전 네티즌들의 구글 사이트 접속 자체를 막은 바 있다"며 "구글이 향후 중국 시장에서의 영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중국 정부의 사이트 검열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 측은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의 뉴스 서비스에 중국 당국이 금지한 사이트가 디스플레이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이는 중국 정부의 검열에 협조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데비 프로스트 구글 대변인은 "금지 사이트가 검색돼봤자 이를 클릭하면 빈 화면만 뜨게 되는데 이는 검색엔진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며 "금지사이트를 보여주지 않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검색 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구글의 행위에 대한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주주들과 이용자들에게 약속한 "악한 짓은 하지 않겠다"고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난 의견이 있는 반면 일부에선 중국이라는 국가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의 챌린 리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악한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해서 이들이 중국의 개혁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중국에는 중국의 법이 있으므로 구글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