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은실 기자
2023.10.26 05:30:00
실적 발표 첫 주자 KB국민, 연체율 1.22%…다시 상승 전환
우리·신한·하나카드 등 줄줄이 발표…"연체율 유지면 선방"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커…지난달 리볼빙 잔액 ''역대 최대''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카드사의 연체율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은행보다 비싼 금리를 내야 하는 데다, 카드사들이 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대출 문턱을 높여도 50조원에 육박한 카드사 대출액이 좀처럼 줄고 있지 않다. 연체율이 위험 수준인 2%에 아직 닿지 않았지만 3분기 상승 조짐이 여전하고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카드사 대출을 이용하는 만큼, 건전성 관리가 점점 더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올 3분기 연체율(30일 이상 연체된 채권 비율)은 1.22%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1.16%) 대비 0.06%포인트(p) 상승했고, 1년 전인 2022년 9월말(0.78%)과 비교하면 0.44%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난해 4분기 0.92% 기록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1.19%로 오르며 1%대를 넘어선 뒤, 2분기 소폭 감소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오는 26일 우리카드를 시작으로 27일 신한·하나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가운데, 다른 카드사들도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국내 카드사 연체율(총 채권 기준)은 1.58%로 전년 말 대비 0.38%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신용판매·대출채권 연체율은 각각 0.22%포인트, 0.69%포인트 상승했다.
하반기 들어 모든 카드사들이 부실채권 매각 등 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상반기 수준으로 유지하면 선방”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연체율 셈법엔 카드사 관리 능력뿐 아니라 ‘금리’, ‘경기’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작용해서다.
먼저 고금리 상황과 경기 악화는 대출 금리 상향 압박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문제는 리볼빙·현금서비스·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카드사 대출의 주요 소비자가 ‘중저신용자들’이라는 점이다. 보통 경기가 나쁠 때 중저신용자들이 ‘긴급 수혈’ 방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규모가 증가하면 연체율도 높아지는 경향성이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에 방점을 두고 하반기 경영 전략을 짜면서, 대출 금리 문턱을 높이는 등 연체율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하지만 카드론·리볼빙 특성상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나 저신용등급 차주 이용이 많은 편이라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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