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벽돌’되는 애플 계정 해킹, 웹툰 작가도 당했다

by김혜선 기자
2023.08.17 06:32:44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최근 중국 등 해외에서 애플 계정에 접속해 비밀번호를 바꾸고 계정을 통째로 빼앗기는 해킹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닥터 프로스트’ 등을 만든 유명 웹툰 작가도 이 같은 피해를 입고 사용하던 아이폰, 아이패드 등까지 사용할 수 없는 ‘벽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16일 웹툰 작가 이종범씨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애플 계정을 해킹 당했다”며 “결론부터 말하면 애플 계정을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제로’”라고 밝혔다. 이 작가는 “중국 어딘가에서 아이폰7로 내 아이클라우드에 접속했다”며 “곧 저의 폰과 아이패드는 벽돌이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가가 당한 수법은 누군가 애플 계정에 접속해 비밀번호와 휴대폰 번호 등 본인 인증 정보를 한번에 바꿔버리고 계정을 통째로 탈취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순식간에 애플 계정을 빼앗기고도 피해자는 해당 계정이 자신의 계정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애플 계정에 사용한 이메일은 단순 ‘아이디’일 뿐, 해당 계정의 소유자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고, 해킹한 쪽에서 피해자가 등록해둔 ‘신뢰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삭제해버리면 계정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이폰, 아이패드 등 기존 애플 기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애플 기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애플 계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기기에 새 계정을 입력하기 위해서는 전 계정의 비밀번호가 필요하기 때문에 계정 변환도 어렵다. 결국 휴대폰을 ‘공장 초기화’ 시키는 방법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기기를 되찾아도 기기 내 저장된 번호와 사진, 애플 계정으로 구매했던 유료 앱 등은 찾을 수 없게 된다.

인터넷상에서도 이 같은 해킹 피해를 당한 이들의 호소가 속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애플 계정이 해킹된 후 앱스토어에 연결된 카드 분실신고를 했다. 해킹범이 게임 결제를 시도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해킹당한 후 30분 안에 10만원이 넘는 금액이 연달에 3번 결제됐다”는 등 피해를 당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