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정수기·K공기청정기 잘 팔리네…렌털 가전, 글로벌서 ‘훨훨’
by김경은 기자
2023.08.13 09:21:14
코웨이, 2Q 해외법인 매출 3789억…실적 견인
청호나이스, 상반기 글로벌 매출 전년비 70%↑
쿠쿠 밥솥 전 세계 25개국으로…해외 비중 18%
쿠첸·SK매직 해외 사업 부진…“실적 영향 미쳐”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가전 렌털 업계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 포화로 해외로 눈을 돌린 업계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 특히 해외사업 성공여부가 기업의 실적을 가르는 핵심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말레이시아에서 고객들이 코웨이 정수기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코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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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021240)는 올 2분기 매출 1조62억원 중 3789억원(약 23%)을 해외법인에서 거둬들였다. 말레이시아 법인과 미국 법인 매출액은 각각 2856억원, 6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 13.7% 증가했다. 태국 법인 매출액은 245억원으로 같은 기간 25.7% 상승했다.
코웨이는 2007년 해외 사업을 본격화해 현재 약 50여 개국에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을 수출하고 있다. 법인 설립 국가는 총 8개국으로 말레이시아와 미국 법인이 핵심으로 꼽힌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정수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공기청정기, 비데 렌털 서비스에 이어 최근 매트리스, 안마의자, 에어컨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미국에선 뉴욕타임스가 운영하는 소비자리포트 와이어커터의 ‘최고의 공기청정기 평가’에서 코웨이 ‘에어메가 마이티’가 올해로 9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소비자매체 컨슈머리포트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공기청정기 186종을 대상으로 한 성능 평가에서도 코웨이 ‘에어메가 프로엑스’가 최고점인 93점을 받아 1위로 선정됐다.
청호나이스도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미국 시장 상반기 매출액은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액을 돌파했으며 싱가포르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00%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청호나이스는 설립 이듬해인 1994년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해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66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2003년에는 세계 최초로 얼음 정수기를 개발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키워나갔다. 2006년에는 중국 최대 가전회사인 메이디그룹과 정수기 및 필터 생산·판매 합자법인을 설립했으며 기술 이전에 따른 로열티를 받고 있다.
쿠쿠도 전 세계 25개국에서 전기밥솥을 판매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쿠쿠홀딩스(192400)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919억원으로 해외매출 비중이 18.1%(525억원)다. 쿠쿠홀딩스의 지난해 중국 3개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924억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베트남 법인 매출은 각각 300억원, 169억원으로 같은 기간 80%, 30% 늘었다.
업체들은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제품군 다각화,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해외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수요가 한정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일찌감치 신시장을 개척한 것은 물론 꾸준한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에서 성장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업체들은 전체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쿠쿠와 함께 밥솥 시장 ‘2강’으로 꼽히는 쿠첸은 해외수출 비중이 7%대에 불과하다. 2021년 9월 ‘멀티쿠커’를 러시아에 출시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제동이 걸렸고 지난해 쿠첸 전체 매출은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2위인 SK매직은 2019년 뒤늦게 해외 진출에 나섰지만 아직 성과는 부진하다. 지난해 김자중 코웨이 글로벌 담당 임원을 말레이시아 법인장으로 영입하며 해외 사업을 적극 육성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글로벌·기타 매출은 3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1.43% 올랐고 전체 매출도 2864억원으로 1.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포화로 업체들이 일제히 해외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해외시장을 잡은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에 비해 실적도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해외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고 이를 발판으로 주변 국가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