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퇴행성관절염, 정말 나이 들면 걸리는 질환일까?
by이순용 기자
2022.04.19 06:16:20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직장인 박모 씨(46세)는 언젠가부터 무릎이 시큰시큰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 그런데 최근 괜찮다 말다를 반복하던 무릎 통증이 유난히 심해져 병원을 찾은 박 씨는 퇴행성관절염이란 진단에 놀랐다.
정밀 검사 결과 과거 전방십자인대 손상을 방치한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이었다. 퇴행성 관절염은 생활 습관 및 무릎의 과사용으로 인해 보통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발
병하는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노인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은 아니다. 박 씨와 같이 외상성 질환으로 퇴행성 변화가 발생한 경우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전방십자인대파열은 스포츠 부상의 대표질환으로, 일부가 손상된 경우 기능이 약해지긴 해도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기 때문에 파열된 상태를 방치하거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상된 상태를 방치하게 되면 무릎 관절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연골판 파열이나 연골 손상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지면서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축구나 야구 등 격렬한 운동을 지속할 경우 관절 내 연골 손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무릎이 평소와 달리 붓거나 통증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한 번 손상된 관절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치료로 상태가 악화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약물 치료, 주사 치료, 체중 조절 등 보존적 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퇴행성 관절염 중기의 경우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골 결손 부위에 주입하는 줄기세포 연골재생술, 병변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흘러나온 자가 골수로 치료하는 미세천공술 등 가능한 자신의 연골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이런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을 만큼 연골 손상이 심한 경우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무릎 관절 치환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나빠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아무리 인공관절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건강한 내 관절보다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단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면 어떤 치료로도 그 이전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하기 등 관절에 무리가 가는 자세나 행동은 피하고, 평소 실내자전거타기, 걷기 운동 등의 운동을 통해 무릎 주변의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또 무릎은 부하를 받는 구조물이기 때문에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체중조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