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며 법조인 도전…온라인·야간 로스쿨 공약 논란

by신하영 기자
2022.03.15 07:19:29

윤 당선인 “서민 로스쿨을 만들어 기회 확대” 공약
온라인·야간 로스쿨 도입될 경우 일·학습 병행 가능
법학계 “취지 공감하나 변시 개선, 출구 확대부터”

지난 2019년 2월 18일 서울 종로구 효자파출소 앞에서 열린 ‘전국 법학전문대학원생 총궐기 대회’에서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온라인·야간 로스쿨 도입을 공약하면서 일·학습 병행이 가능한 법조인 양성 과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0% 안팎에 그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법학계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서민 로스쿨을 만들어 로스쿨 문을 활짝 열겠다’고 공약했다. 일·학습 병행이 가능한 온라인·야간 로스쿨을 도입하겠다는 것.

로스쿨은 2009년 ‘시험이 아닌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을 취지로 전국 25개 대학에 설치됐다. 이는 모두 주간과정으로 야간과정이나 온라인 로스쿨이 설치될 경우 직장인도 법조인 도전이 가능해진다. 한 40대 직장인은 “지금은 직장을 그만둬야 로스쿨 진학이 가능한데 온라인·야간 로스쿨이 도입되면 직장에 다니면서도 학습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입학정원(2000명) 대비 75%(1500명)선으로 묶어두면서 매년 커트라인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매년 응시생 수가 누적되면서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최근 50% 안팎까지 하락했다. 실제 초기 변호사시험 커트라인은 총점 720점이었지만 2018년 치러진 7회 시험 때는 881.9점으로 161점 이상 상승했다. 변호사 합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각에선 로스쿨이 고시 학원화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법학계에선 온라인·야간 로스쿨 도입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합격률이 매년 하락하는 문제는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직장인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키워 법조인에 도전하는 시스템은 필요하지만 출구는 막고 입구만 늘린다면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라며 “변호사시험도 의사·약사시험과 같이 일정 소양을 갖추면 합격시키는 자격시험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자격시험은 일정 성적을 받으면 합격할 수 있는 절대평가다. 법무부도 2012년 1회 변호사시험을 앞둔 2011년에는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번복한 뒤 지금까지 상대평가를 유지해오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로스쿨 교육 정상화를 위해선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