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땅꾼의 땅스토리]땅 투자했는데, 나무가 있다면?

by유현욱 기자
2019.02.09 06:00:00

[전은규 대박땅꾼 부동산연구소장] 필자의 지인인 나귀촌(가명)씨는 시골에서 살 요량으로 땅 투자를 했다. 넓지 않은 땅이었지만 꿈에 그리던 집을 짓고 살기에는 더없이 좋아 보였다. 고심 건축을 하기 위해 사이즈를 재던 중 애매한 곳에 나무 한 그루가 턱 하니 자리 잡고 있어, 영 각이 나오지를 않았다고 한다. 결국에는 조경용으로 내버려두려 했던 나무를 베어내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나무를 베어내려던 그때 원래 그 나무의 소유주가 나타났다.

소유주는 바로 옆 필지의 땅 주인이었고, 땅의 경계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아 옆 필지 주인이 심은 나무가 나씨의 땅으로 넘어간 것이었다. 나씨는 행여 문제라도 생길까 건축을 중단하고 필자에게 와서 하소연하게 되었다.

“아니, 내가 처음 구매할 때부터 내 땅 위에 있는 나무좀 베어내겠다는 게, 이렇게 고민할 일입니까?”

실제로 시골 땅에 투자하다 보면 특히, 건축을 염두에 둔다면 이런 일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얘기치 못하게 땅을 침범해 곤란해진 상황에 직접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면 당사자들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위와 같은 사연일 경우에는 나무는 토지의 소유주 나씨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만약 나무가 사과나무나, 감나무여서 과실을 챙길 수 있는 경우에도 나씨가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예외는 존재한다. 옆 필지의 땅 주인이 나씨의 땅의 전 주인에게 땅을 임대받아 키우고, 입목 등기까지 한 경우에는 나씨가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또, 나무가 아닌 작물을 키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상당히 곤란하다. 내 땅에 작물을 심었을 경우에는 경작자는 작물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예전에 필자의 또 다른 지인 왕건강(가명)씨는 시골에 야산 일부를 투자했다. 기억에 남는 이유는 왕씨가 이 토지에 답사를 다녀오자마자 바로 계약을 했기 때문이었다. 큰 호재거리도 없는 지역에 투자하니 이상하게 여겼는데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 산이 워낙 싸게 나와서 가보니, 누가 인삼을 재배하고 있었지 몹니까?”

왕씨는 야생초 마냥 자라난 인삼밭을 발견하고서 노다지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인삼밭을 만들어낸 경작자가 나타났고, 왕씨가 일부 수확한 인삼에 대한 보상을 하라고 난리를 쳤다.

그렇다. 인삼과 같은 작물은 경작자에게 권리가 있다. 토지 소유자가 되어 임의로 작물을 훼손하거나, 수확하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특히, 인삼의 경우에는 자라는 기간이 5년 정도 되기 때문에 더욱이 잘 살펴봐야 하는 작물이기도 하다.

물론, 토지소유주는 경작자에게 토지임대료를 청구하거나, 부당이득 등으로 반환요구를 할 수 있으나 대부분 시끄러워지는 것을 싫어하는 소유주와 경작자가 합의로 가는 경우가 많다. 심하게 가는 경우에는 토지소유주가 경작금지를 명확하게 하고, 침입금지시설 등을 설치하는 경우로 번지기도 한다.

정리하자면 나무는 등기되어 있지 않으면 토지의 소유주의 의지에 따라 처리가 가능하지만, 작물은 경작자에게도 권리가 생기는 만큼 잘 확인을 해본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

시골토지에는 잡풀인지 작물인지 구분이 안되는 경우도 있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