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세영 외교원장 “외교관수, 30여년 전과 비슷" 인력확충 필요
by장영은 기자
2019.01.21 06:00:00
“판문점 견학하고 땅굴 보여주는 시대 아냐"
국립외교센터에 ‘외교커뮤니티’ 개념 공간 조성 계획
"외교관 수 30년전이랑 비슷…네덜란드도 우리 2배"
|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조세영 국립외교원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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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이데일리 선상원 정치부장, 정리=장영은 기자] “과거에는 비행기 표, 숙박비를 지원해 주면서 타국 외교관들이나 정부 인사를 불러서 판문점도 가고, 땅굴도 보여주고 했다. 이제 더 발전해야 하지 않겠나. 한국의 외교, 대외정책, 한반도 정세 같은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조세영 국립외교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외교원 부지 안에 있는 국립외교센터에 일종의 공공외교를 수행하는 ‘외교 커뮤니티’ 성격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외교부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지적하며 외교역량 강화를 위한 인력확충도 강조했다.
조 원장은 “외교센터의 관리권이 올해 말로 외교부로 완전히 돌아온다”면서 “국립외교원도 그 중 일부 공간을 쓰게 되는데 국립외교원만이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는 곳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센터는 소유주는 외교부이지만 90년대 부지를 개발하면서 민간 사업자인 대림산업에 개발을 위탁하고 그 대가로 2020년까지 건물 관리권을 양도했다.
조 원장은 “새로 확보된 공간을 어떻게 하면 더 발전적으로 쓸 수 있을까 회의를 거듭하다가 구상한 것”이라며 “외국어 교육 기능도 확충시키고 일반 국민, 타부처 공무원, 해외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외교 분야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우리를 중심으로 한 하나의 ‘외교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러한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국민들도 해외 여행도 많이 가시고 인터넷 등을 통해서 국제이슈에 대한 관심도 높으신데, 국립외교원이 이런 면에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관련 지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타부처나 해외에서도 외교 관련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이 꽤 들어오고 지금도 일부 하고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외교’라는 콘텐츠로 일반 국민들과 해외 공무원들에게는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타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는 외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미고자 하는 것이 조 원장의 계획이다.
우리 외교의 미래에 대해 말하며 열의에 넘치던 조 원장은 우리 외교부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력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제가 외교부 처음 들어왔던 해가 1984년도였는데 당시 외교관 수가 2000명이 채 안됐었다. 지금도 200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더라”라고 말했다. 국력도 높아졌고 외교관계 역시 비교할 수 없이 다변화됐지만 외교관 수는 30여년전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그는 “일본은 5000~7000명 사이라고 하는데, 우리보다 큰 나라이긴 하지만 90년대 이후에 전략적으로 많이 늘렸다”면서 “비슷한 국력의 국가들과 비교해도 적은 편인데, 우리와 많이 비교를 하는 네덜란드 같은 경우도 우리의 2배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경제도 어렵고 외교부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다른 정부 부처나 일반 국민들도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주지 않는 것 같다”면서도, 외교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