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희망이다]①다이소, 'VIP 인재' 경단녀 모십니다
by송주오 기자
2018.07.23 06:00:00
다이소, 전체 직원 중 경력단절여성 비중 80%
계약직 입사 후 희망자 정규직 전환 100%
급여 외 수당·해외연수 등 다양한 혜택 제공…우수직원, 관리직 전환도 가능
경단녀 활약 속 아성다이소 매출 1조 돌파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기업 10곳 중 4곳은 경력단절여성(이하 경단녀) 채용에 부담을 느낀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4월 기업 52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기업들이 경단녀 채용을 꺼려했다. 지난 2014년 똑같은 조사 결과(29.1%)보다 10.5%포인트(p) 높아졌다. 기업들이 밝힌 경단녀 기피 사유를 살펴보면 △가정사로 자리를 많이 비울 것 같다 △야근, 출장 등이 어려울 것 같다 △실무역량이 떨어질 것 같다 등이다. 이러한 이유로 경단녀는 취업시장에서 취약계층으로 통한다.
이렇듯 대다수 기업이 기피하는 경단녀를 균일가 생활용품숍 아성다이소는 오히려 환영한다. 적극적으로 경단녀 채용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9350명의 직원 중 30~50대 경단녀가 78.2%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정규직 3042명 중 경단녀는 96.1%에 달한다. 아성다이소를 이끌고 있는 주력이 경단녀인 셈이다.
◇생활용품숍 아성다이소, 경단녀와 ‘찰떡궁합’
| 아성다이소는 경단녀를 적극 채용하면서 이들의 경력 관리를 위해 해외연수, 관리직 전환 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원주무실점 직원들이 매장에서 단체로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아성다이소) |
|
아성다이소와 경단녀의 만남은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 특성을 고려하면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성다이소는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이라는 6개의 균일 가격으로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수만 가지의 생활용품을 정리하고 매장 관리와 판매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아성다이소다. 경단녀가 가정생활을 하면서 몸으로 익힌 정리와 관리의 습관이 아성다이소의 매장 업무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아성다이소는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으로 경단녀를 유치하고 있다. 경단녀는 아성다이소에 통상 2년 계약직으로 입사한다. 2년 후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주는 데 전환율이 40% 이상이다. 최근 4년간 정규직 전환비율을 살펴보면 2014년 40.9%, 2015년 36.9%, 2016년 42.4%, 2017년 46.8%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계약직 직원이 직접 계약 종료 의사를 밝힌 경우를 제외하면 정규직 전환 비율이 100%에 육박한다는 사실이다. 실제 2014년 정규직 전환 대상자 1610명 중 951명이 이직,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계약종료를 선택했다. 대상자 중 나머지인 659명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2015년과 2016년, 2017년에도 희망자는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경단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려는 아성다이소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쟁사보다 높은 급여…경력 쌓이면 수당도 올라간다
급여에 있어서도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을 보장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2016년 아성다이소의 현장직 평균 임금은 135만원이었다. 법정최저임금 126만원을 초과했다. 계약직 초임은 평균 127만원. 경쟁사 평균 임금이 법정최저임금에 맞춰진 것과 대비된다.
임금 외 수당도 별도 제공한다. 경력이 쌓일수록 수당이 올라가는 구조다. 예컨대 부점장이 되면 매월 5만~1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지만 점장으로 올라가면 일 매출 100만원 이상 구간별로 매월 10만~100만원을 수당으로 제공한다. 스타점장은 점장수당을 포함한 기본급여에 매월 3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마스터점장은 급여를 관리직 초임 수준으로 맞춘다. 지난해 기준 아성다이소 관리직 초임 연봉은 3700만원이었다.
여기에 별도로 연말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현장직에 지급되는 성과급 규모는 매년 늘어 2014년 13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38억60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우수 직원은 해외연수도 보낸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21명의 경단녀가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같은 기간 본사 관리직원 180명이 해외연수를 경험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차별이 없는 셈이다. 이와 함께 우수직원에게는 관리직으로 전환할 기회도 제공한다. 2015년 12명의 경단녀가 관리직으로 전환하며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5명이 전환했다.
◇현장서 눈부신 활약 경단녀, 우수점장 싹쓸이…아성다이소 실적도 고공행진
아성다이소의 측면 지원을 받은 경단녀의 활약은 눈부시다. 올해 상반기 우수점장을 모두 경단녀가 싹쓸이했다. 우수점장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베스트 점프 △베스트 파워 △베스트 코치 △베스트 플레이어 등으로 수상한다. 수상자들에게는 3박4일의 해외여행과 부상으로 50만~100만원이 주어진다. 올해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와 베스트 점프에서 각각 1명의 수상자를 포함해 18명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경단녀의 활약을 바탕으로 아성다이소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2002년 매출액이 291억원에 불과하던 아성다이소는 불과 5년 만인 2007년 매출 1176억원을 올리며 5배가량 성장했다. 아성다이소의 성장은 멈추지 않았다. 2012년 매출액 6370억원을 기록하며 5년간 연평균 88%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6000억원을 돌파한 아성다이소는 더욱 매섭게 성장 엔진을 가동해 2015년 드디어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서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매출액은 1조493억원으로, 2012년 이후 3년 만에 약 4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에도 매출액 1조6458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매장 확장도 탄력을 받았다. 다이소는 1997년 1호점을 시작으로 2010년 600호점을 개점했으며 2015년 1000호점을 돌파했다. 현재는 1200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현재 매장직원의 90%가 여성 직원으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취업 취약계층인 30~50대의 경단녀다”라며 “매장에서 임시직으로 2년 동안 근무한 뒤 차별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업무 성과 및 보유 역량에 따라 승진과 다양한 직책으로 전환 기회를 부여한다. 다른 유통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고용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