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①'IBK證의 실험'…중소기업 新상생모델 만든다

by오희나 기자
2018.02.12 06:00:00

크라우딩펀드-코넥스-IPO, 단계별 성장사다리 지원
중소기업, 일자리창출·연합공채 구상..정책금융證 입지 구축
"말단사원에서 부행장까지 ''현장통''..증권업계 고졸 신화 쓴다"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리먼 사태 당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낸 기업인들이 아직까지 내 후견인이다. 기업들이 잠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을 때 ‘우산’을 뺏지 않는 게 정책금융의 역할이다. 혁신기업·중소기업들이 요람에서 상장까지 갈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8일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초대형 IB들이 출범하고 있는 시점에서 남들과 같은 전략으로는 차별화할수 없다”고 강조하고 “정책금융분야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해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제2의 도약을 위한 외형 기반 확대가 최우선 목표”라며 “이를 위한 중기 전략으로 ‘10·10·10’이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강조했다.

‘10·10·10’은 자산 규모 10조원, 유효고객수 10만명,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의미한다. IBK투자증권은 국내 유일한 공기업 계열 증권사로서 증권사 본연의 역할인 금융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애로 상황을 토탈서비스로 구성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대형 IB 출범을 앞두고 중소형사들의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IBK투자증권은 공기업 은행계열 증권사지만 자본력이 약해 규모의 경쟁에서 밀리는게 사실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잘 알고 있는 김 대표는 임기내 자본력을 두배 이상 키우고 중기 특화 모델에서 활로를 찹겠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는 “특화증권사로서 중소기업 IB 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340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의 발전과 성장은 국가가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으로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 지원에 일정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형사와의 직접 경쟁보다는 중소기업 관련 정책금융 분야에 포커스를 맞춘 차별화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며 “크라우드펀딩과 코넥스시장에서 연을 맺은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를 통해 코스닥·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스팩(SPAC)을 통한 상장 등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우드펀딩부터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코스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체계를 모두 아우르는 금융투자업자로서 각 성장 단계마다 업계 최고의 지원 역량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서 중소기업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자금조달 외에 제품, 서비스 홍보와 판로 개척,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증권사가 주체가 되서 기업들의 소식지를 발간하거나 신입사원 채용, 연수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기업에 대해 우리가 주관으로 합동 채용, 합동 연수 등을 기획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IBK투자증권과 인연을 맺으면 자금조달뿐만 아니라 상품 홍보, 판로 확보 등 영업 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인재확보에도 도움이 되더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구상은 그가 은행맨으로 현장에 있을 때부터 머릿속에 그렷던 복안이다. 당시 고졸 출신으로 IBK기업은행의 최연소 지점장이 된 그는 중소기업들의 애로상황을 지근거리에서 보면서 이를 보완할수 있는 영업 전략을 세웠다. 이러한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었고 이때부터 그의 별명은 ‘해결사’, ‘진드기’로 불렸다. 그에게 가면 해결안되는 문제가 없고 한번 고객과 연을 맺으면 진드기 처럼 붙어있다고해서 불린 별명이다.

그는 “정책적 금융기관으로서 기업들의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어떻게 접목시킬것인지 고민했다”며 “이르면 이달말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 지역대학 그리고 IBK투자증권이 참여하는 지역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국민의 80% 이상 근로자들이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주는 일감을 균형있게 배분만 해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활로 개척 효과가 있다”며 “현재 1차 벤더에 몰아주는 비중을 재조정해서 2차, 3차 협력업체였던 곳을 1차로 끌어올려 나눠주면 고르게 발전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생산능력이 100억원 수준인 A기업에 대기업이 200억원 수준을 몰아주면 A기업은 나머지 100억원 규모에 대해 B, C기업에 단가를 다운시켜 외주가공을 준다. 이를 처음부터 A·B·C기업에 균형있게 나눠주기만 해도 중소기업들의 숨통이 좀 더 트일수 있다는 소리다.

그는 “현재 중소기업은 고령화도 문제다. 젊은 인재들이 오지를 않는다. 일감이 부족하고 수익마진이 작기 때문에 투자를 못하고 근무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고급 인재들을 데려올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대기업들이 일감을 조금만 조정해줘도 이러한 문제점이 일부 해소될 것”이라며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 기여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이미지 때문에 고급인재 유치가 어렵다고 한다”며 “IBK투자증권이 인재를 채용할때 지원자들에게 ‘베스트 챔피언’ 기업을 대상으로 2차·3차 지원을 받는 연합 공채 시스템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스트 챔피언 기업은 IBK투자증권이 인증한 기업으로 평생 같이 가는 기업이다”며 “IBK증권 지원자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에 지원한 지원자들이 함께 교육을 받을수 있도록해 교육의 질도 높이고 연대감도 높일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대기업들이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연합 공채를 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베스트챔피언’은 IBK투자증권 고객 기업 중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뛰어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도입한 자체 인증제도다. IBK투자증권은 베스트챔피언 선정 기업에게 성장단계별 맞춤형 기업금융 서비스와 인재발굴 지원, 동반자금융 매칭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공개(IPO) 준비도 도울 예정이다. IBK투자증권은 인천 소재 강소기업 유일시스템을 ‘베스트챔피언’ 1호로 선정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지원과 관련 정책금융기관과의 연계한 사업을 집중 추진 중”이라며 “IBK금융그룹뿐만 아니라 한국성장금융, 한국벤처투자 등 정책금융기관과 연계를 통해 정책자금과 민간자금을 동원한 투자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SK와 KEB하나은행, 한국성장금융 등 민간기업과 정책금융기관이 공동 출자한 110억원 규모의 ‘사회적기업전용펀드’를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태양광 특화펀드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화펀드를 결성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서울·경인지역 지점을 비롯해 부산 등 전국 지점을 모두 방문하고 직원들과 만났다. 그는 고졸 출신으로 은행 말단 사원부터 시작해 부행장까지 오르기 까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맨’이다. 그의 경영철학 또한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고.

김 대표는 “수십 년 동안 현장을 누비며 모든 문제의 돌파구는 현장에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며 “경영목표로 제시한 ‘10·10·10’ 전략은 현장을 떠나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에서 왔기 때문에 증권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우려의 시각이 있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은행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산업공단지역인 남동공단 등의 현장에서 중소기업 정책금융을 지원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우려를 일축시켰다.

그는 폐점 위기에 있던 경기도 능곡지점에 최연소 지점장으로 부임해 파주 교화지구 토지보상지역에 뛰어들어 당시 1조원 수준인 보상규모에서 40% 이상을 IBK기업은행이 유치토록한 바 있다. 당시 사무실이 없어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담창구를 만들어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공장부지 알선, 25개 협동화 단지 조성 등 기업들이 필요한 업무를 대신 해주고 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은행에서 전무후무한 성과를 내면서 IBK기업은행 최고인상을 포함 7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리먼사태 당시 남동공단 기업들과 생사를 함께 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환율이 급등하자 키코 상품 등으로 기업들이 유동성 문제가 생기면서 하루 아침에 회생절차에 들어갔다”면서 “IBK기업은행은 해당 상품을 팔진 않았지만 ‘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용해 기업들에 대출을 연장해주고 환율이 안정될때까지 견뎌보자고 다른 은행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회생절차를 신청했던 기업도 철회시키고 함께 그 시기를 견뎠다. 어려울때 우산을 치우는 일은 정책금융이 할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그 기업들이 지금도 제 후견인을 자청하고 있다. 증권사에 와서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면서 “리테일 뿐만 아니라, IB와 CM, 홀세일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중소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증권 업무와 연계해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IBK의 성장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